시민단체 “사회안전망 구멍뚫린 것…복지정책 시급”
대부업체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후 30일 이상 갚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과 학생, 주부의 대출 비중도 증가하고 있어 ‘구멍 뚫린 사회 안전망’에 대한 우려가 높다.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저소득층을 방치하고 있다”며 “해결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금융위원회 서민금융과는 22일 전국 등록대부업체 5765개를 대상으로 한 ‘2012년 상반기 대부업 실태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신용대출 연체자 증가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부업체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후 30일 이상 갚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 12월말 7.3%였던 신용대출연체율은 작년 6월말 8.6%로 1.3% 증가했다.
대부업을 이용하는 학생과 주부의 비중 증가
학생과 주부의 대출 비중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학생·주부의 대출 비중은 5.8%였는데, 반년 만에 6.5%가 됐다. 대형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비중은 회사원(63.4%), 자영업자(21.9%), 학생․주부(6.5%) 순이었다.
금융소비자연맹 강용구 국장은 22일 ‘go발뉴스’에 “대학생들은 소득이 없고, 신용등금이 낮아서 은행에서 대출이 안 된다”며, “대학생 대출 문제는 금융 정책을 넘어 사회 복지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생들이 돈을 갚지 못해 채권추심에 시달린다는 것은 사회 안전망에 구멍이 뚫린 것을 의미한다”고 일침했다.
강 국장은 “주부들의 대출 원인은 대부분 긴급생활자금”이라며, “정부는 대학생들과 주부들을 위해 사회 안전망을 확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등록금과 1000조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문제가 근본 원인”이라며, “일자리 대책 등 고용 확충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실련 이 부장은 “학생들의 경우 높은 등록금, 주부들의 경우 하우스푸어들의 이자, 생활비 등이 문제”라며, “거시적으로는 등록금 인하, 하우스푸어 등 가계부채 대책 마련, 미시적으로는 학자금 대출 조건 완화 및 이자 감소 등을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부업체의 대출을 이용하는 사람들 중 신용등급 7등급 이하자의 이용비중이 85.7%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6등급은 14.3%에 불과했다.
대부업 이용 저소득층 85.7%
금융소비자연맹 강 국장은 “(7등급 이하 이용비중이 85.7%에 달한다는 것은) 저소득층을 위한 서민금융이 붕괴됐다는 것”이라며, “(서민금융이) 까다로운 대출 조건, 적은 한도 등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 되고 있기 때문이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서민금융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저소득층 금융경색 우려, 불법 사금융 대책 마련 시급
개인 대부업체를 위주로 대부업체 폐업이 지속돼, 저신용층 등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12년 6월말 등록 대부업자 및 대부중개업자 수는 11,702개로 2011년 12월말 12,486개에 비해 784개 감소했다. 저신용층의 금융경색 및 불법 사금융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금융소비자연맹 강 국장은 “불법 사금융은 철저하게 단속돼야 한다”며, “단속을 강화하고, 사업자 등록 요건도 강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대부시장 감소에 따른 저소득층 신용경색 문제에 대해 “미소금융․햇살론․새희망홀씨 등 저신용․저소득 계층 대상의 서민 우대금융 공급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또 불법 사금융 문제에 대해 “폐업한 개인 대부업체 등이 미등록 대부영업 등 음성적인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불법 사금융 단속 등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