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에 의지한 통진당 해산, 그게 최선이었나” 헌재 판결 비판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하고 탈북 하기 전 붙잡혀 수용소 생활을 한 뒤 1998년 탈북해 2002년 우리나라로 입국, 동아일보에서 기자생활을 하고 있는 주성하 동아일보 기자가 ‘신은미 콘서트’를 ‘종북콘서트’로 부르는 것을 ‘2014년 현대판 종북 마녀사냥의 대표적 사례’라고 비난했다.
주 기자는 22일 블로그에 <신은미 콘서트와 2014판 마녀사냥>이라는 글을 통해 “오늘의 주제는 이른바 신은미 종북 콘서트 사건”이라며 “나는 이것을 2014년 현대판 종북 마녀사냥의 대표적 사례라 생각한다. 어쩌다 대한민국이 이렇게 이성을 잃게 됐을까 안타까움이 든다”고 적었다.
이어 “신은미 씨가 작년에 평양을 다녀와 오마이뉴스에 글을 연재할 때, 탈북자인 나는 그 글을 잘 읽었다. 그 글에선 북한 주민들에 대한 필자의 애정도 느껴졌다”며 “그 글이 평양이라는 한정된 지역과 북한 당국에 의해 지정된 사람들과의 접촉을 통해 쓰인 글임을 감안하고 읽으면 그다지 분노할 만큼 문제점을 많이 찾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또 “탈북자들의 수기도 그들이 살았던 환경을 감안하고 읽듯이 이런 저런 글을 읽고 종합해봐야 북한이란 나라의 전체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11월 조선일보가 ‘신은미가 황선이와 강남에서 종북 콘서트를 하고 북한을 지상낙원이라고 찬양했다더라’고 보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보수층이 분노하고 나섰고, 연일 이 문제가 우리 사회를 당장 무너뜨릴 이슈라도 되는 등 연일 떠들어댔다”고 지적했다.
주 기자는 또 27일 “법에 의지한 통진당 해산, 그게 최선이었나”는 글을 올려 통합진보당 해산의 헌재결정을 비판하기도 했다.
주 기자는 “악을 막기 위해 같이 극약을 쓰는 것은 최후의 방법”이라며 “나는 한국의 여론을 봤을 때 통진당의 일부 수구 화석들은 저렇게 극약 처방을 하지 않아도 어차피 다음 총선에선 사라질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에 법에 의한 해산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극약을 쓰면 위험한 바이러스는 죽이되, 가뜩이나 위축되고 있던 사회의 다양성과 민주주의는 앞으로 국익이란 이름 아래 권력자의 의지대로 농단할 수 있는 전례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다른 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기회도 놓친다”며 “한국은 법적으로 사상의 자유와 결사의 자유가 보장된다. 나는 북한에서 그런 가치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지적했다.
주 기자는 “통진당은 당원 전체가 모두 이석기 같은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보수의 눈으로 볼 때 이들이 전부 빨갱이 같이 보이겠지만, 내 눈으로 볼 때 가망 없는 사람은 극소수다”라며 “나머지는 우리 사회가 안고 가야 할 하나의 목소리며 세력, 손가락에 생긴 염증을 치료하겠다고 손가락 자체를 잘라버리는 것엔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 이 기사는 인터넷 뉴스 신문고(http://www.shinmoongo.net/sub_read.html?uid=70547)에도 함께 게재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