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249일째인 20일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 특별조사위원회에 부적격 위원을 추천한 새누리당을 규탄하기 위한 촛불 문화제가 열렸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와 가족대책회의 주최로 열린 이날 집회에는 칼바람 속에서도 200여명의 시민들이 세월호 진실규명을 염원하며 자리를 지켰다. 이들은 “부적격 위원 필요 없다”, “새누리당 규탄한다”, “진실을 밝히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촛불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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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맡은 한국청년연대 정종성 공동대표는 “여당에서 추천한 특별조사 위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이건 진상규명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고 입을 뗐다. 그는 “고영주 방송문화진흥원 감사는 헌재가 통합진보당을 해산하자 이정희 대표와 당원 전체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며 “그는 ‘부림사건’의 공안검사였고, MBC의 ‘세월호 전원구조’ 오보를 옹호했던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대체 진상규명을 제대로 할 수 있느냐”고 성토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부적격인사 투성이다. 일베 글을 퍼나르며 세월호를 폄하하는 사람, 새누리당에서 공천 받아 선거 나왔던 사람들”이라며 “우려했던 것처럼 여당과 정부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힐 의지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박래군 공동위원장도 “특별위원회는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것인데 여당 추천위원들의 행적을 보면 그렇지 않다”며 고영주 감사와 차기환 변호사를 거론했다.

박 공동위원장은 “이들은 MBC에서 감사와 이사를 맡고 있다. 전원구조 오보를 낸 MBC를 위원회가 조사를 해야 할 텐데 가능하겠나”라며 “여야 추천위원들은 29일 본회의에서 투표를 통해 선출하게 되는데 그때까지 이런 인사들이 탈락할 수 있도록 운동을 전개하자”고 촉구했다.

박 공동위원장은 세월호 인양과 관련해서도 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그는 “정부는 심지어 폭파하겠다는 말까지 하면서 인양을 안 하려고 하고 있다”며 “세월호는 반드시 인양돼야 한다. 그 안에 돌아오지 못한 9명이 있다. 세월호 그 자체도 사건을 풀 수 있는 증거자료가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반드시 인양하자는 운동을 해나가야 할 것 같다”며 “팽목항에 내려가는 ‘기다림의 버스’가 오늘 신청자가 없어 가지 못했다. 우리가 팽목항을 잊으면 저쪽에서 ‘잘됐다’며 인양 안하겠다고 할 것 같다. 매주 토요일 기다림의 버스 출발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힘 써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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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를 앞둔 이날 광화문 광장에서는 시민단체인 서울민권연대와 평화의나무합창단이 각각 동지팥죽과 시루떡을 준비해 시민들에게 나눠 줬다. 서울민권연대 장년모임 회원 정옥 씨는 “작년 이맘때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전국민적 공감대를 얻었다. 그렇게 2014년 시작했는데 정말 처참했다”며 “세월호 참사 뿐만 아니라 마우나 리조트 붕괴, 환풍구 사고도 있었고 이젠 합법 정당까지도 해산시키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저희는 액을 막아준다는 팥죽을 준비했다”며 “그러나 팥죽이라서, 팥이라서 액맥이가 되는 것은 아니다. 바로 우리가 이 추운 겨울에 나누는 따뜻한 온기, 맞잡은 손, 단결된 힘 그것이 우리들의 액맥이를 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세월호 유가족들을 응원하기 위해 부산에서 올라온 ‘4.16약속지킴이 산타’들도 무대에 올랐다. 매년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해 산타가 돼 온 ‘사랑의 몰래 산타’는 올해만큼은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해 세월호 산타가 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성실 세월호 가족대책위 부위원장은 “산타결성 대회를 할 때 유가족들이 부산에 가서 이야기를 하고 제가 마음이 너무 아파 주책없이 울기도 했다. 마음이 너무 안 좋았다”며 “그런데 오늘 이 아이들이 하는 말이 ‘엄마들의 진심어린 말이 우리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말 우리가 어떤 언론매체를 이용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일이 분명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여당의 추천위원 선정과 관련해서도 “진상조사위원회가 아니라 진상은폐위원회로 만들겠다는 것 아니겠냐”며 “저희는 진상규명을 위해 열심히 싸우겠다. 내년에 진상조사 활동이 눈에 보일정도로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한다면 더 이상 우리 가족들과 국민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