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영하권의 추위에도 시민들이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였다. 손난로와 두꺼운 털모자, 파카 등으로 무장을 한 시민들은 ‘안전한 나라에서 살고 싶어요’라고 적힌 노란 풍선을 들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인 200여명의 시민들은 세월호 광장 토요일 촛불 문화제 ‘진실을 향해 소리질러’에 참여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제대로 된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문화제에는 락 밴드 ‘안녕바다’와 ‘갤럭시 익스프레스’가 참여해 추운날씨에도 시민들과 흥겨운 무대를 만들었다.

‘안녕바다’는 “추운 날씨에도 많은 이들이 세월호를 잊지 않았으면 한다”며 세월호를 기억하기 위해 만든 노래 <밤새 안녕>등을 열창했다. 이들은 “참사 직후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음악하는 사람이기에 음악으로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소회했다.

▲ ⓒ '나혜윤'

단원고 2학년 이민호 군의 아버지는 “오룡호 침몰 사고 때문에 이번 문화제 공연을 하지 않아야 하나 고민했지만 그들도 진실을 밝혀야 하기 때문에 국민과 함께 소통하자는 뜻에서 진행하게 되었다”며 “(안전한 나라를 위해) 끝까지 갈 수 있게 여러분이 많이 밀어주고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단원고 오영석 군의 아버지도 “춥지만 유가족들이 광화문을 지키고 있다. 국민들도 시간 나면 광화문에 한번 씩 와주셨으면 한다”며 “세월호가 문제가 아니라 전 국민이 나서서 안전에 대해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끝까지 국민들이 밀어주시면 대한민국을 안전한 나라로 만들어 보겠다. 계속 믿어달라”고 밝혔다.

이날 문화제에는 배우 맹봉학씨도 함께 참여해 세월호 사고를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맹씨는 “많은 분들이 이 자리에 함께 참여 못했지만 자신들이 있는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면 결국 마음이 모여 대통령이 ‘죄송하다’ 할 때가 올 거라고 본다”며 “조금 힘이 들지만 반드시 우리들의 세상이 올 것이다. 그날이 빨리 올 때까지 잊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문화제가 마무리 된 후 세월호 광장에서는 안전한 대한민국과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염원이 담긴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이 진행됐다.

▲ ⓒ '나혜윤'

최헌국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은 “새로운 해를 맞게 되는데 중요한 것은 세월호와 같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안전 사회가 되어야 하는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철저하게 진상이 규명되어야 한다. 성역 없는 조사가 이루어져 책임자를 처벌하고 참사 재발이 없는 안전 사회로 만들어 나가야 된다”고 밝히며 트리에 이같은 마음을 담아 노란 리본을 달아줄 것을 요청했다.

시민들은 트리에 노란 리본을 달고 실종자와 희생자들을 위한 묵상을 한 뒤 “철저한 진상조사 안전한 대한민국” 등을 외치며 점등식을 가졌다.

한편,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도 시민 600여명이 추모 문화제를 열고 세월호의 조기 인양을 촉구했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결의문을 통해 “실종자를 끝까지 찾아내고 세월호 침몰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선체 훼손 없는 인양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