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200일 촛불.. “안전사회 건설 남은 이들의 몫”

가족대책위 “유가족 외면한 朴에 이제 구차하게 애걸하지 않겠다”

세월호 참사 200일째인 1일 서울 청계광장에 모인 유가족·생존자 가족과 시민들이 “진실과 안전을 향한 길에 끝까지 함께 가겠다”고 결의했다.

이날 오후 5시 세월호 유가족·생존자 가족 200여명과 시민 1만여명(주최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범국민 추모대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선언문을 통해 “세월호 참사 200일을 맞는 오늘도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그저 큰 ‘교통사고’에 불과한 것으로 기억시키려는 자들과 싸우고 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는) 사람의 생명과 안전보다 돈과 권력을 지키는 습성이 뼛속까지 배어든 기업과 국가가 만들어낸 사건”이라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여정을 끝까지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이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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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근 세월호가족대책위 대변인은 “200일을 맞이해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그러나 아직 추모할 때가 아니다”라며 “아직 9명의 실종자와 아이들이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그 분들이 다 돌아올 때까지 진정한 추모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간에 추모대회를 하는 이유는 안전사회 건설에 뛰어갈 수 있는 힘으로 이 마음을 승화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저희 또한 여러분의 손을 놓지 않을 테니 여러분도 저희들의 손을 놓지 않고 끝까지 가달라”고 호소했다.

박래군 세월호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은 전날 여야 특별법 합의와 관련해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한참 모자란다. 수사권·기소권 결국 특검으로 넘겼다”면서도 “하지만 정치가 부재하고 실종된 시대에 유가족들이 앞장서고 국민들이 함께해서 만들어낸 특별법이다. 이제 한발을 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언제든 찾아오면 만나주겠다던 박근혜 대통령은 아이들 구조에 실패해놓고 유가족들을 외면하고 있다. 그런 대통령이 국가 대개조를 한다고 한다. 경제를 살리겠다고 한다”며 “안전도 결국 기업에 맡기는 국가 대개조를 하면 세월호 참사보다 더 끔찍한 지옥같은 세상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회에서 어떻게 뒤로 물러날 수 있나. 국민이 나서서 국가 대개조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이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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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에 이어 고 권오천 군의 형 권오현 씨와 가수 이상은 씨의 노래 공연과 함께 추모대회 영상이 상영됐다. 유가족의 인터뷰로 구성된 다큐멘터리 영상에 일부 유가족은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추모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세월호 진상규명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마음을 담아 세월호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서울시청광장까지 행진했으며, 다시 시청광장에서 집회를 이어나갔다.

ⓒ 이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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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오영석 군의 어머니 권미화 씨는 “남아있는 어른들이, 학생들이 또다시 우리 아이들과 같은 길을 가지 않게끔 밑바탕을 잘 다져줘야 한다. 이것이 우리 어른들의 몫”이라며 “우리는 누군가 이렇게 외쳐주지 않았기 때문에 유가족이 됐지만 우리는 부모이기 때문에 그렇게 할 것이다. 맹목적인 자식에 대한 사랑을 몸으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권 씨는 시민들에게 “여러분이 우리에게 힘이 돼주시면 우리도 여러분께 힘이 되겠다. 우리가 끝까지 모든 걸 밝히겠다”며 “주저앉지 않게 도와달라. 그리고 여러분도 주저앉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다시 무대에 오른 유경근 대변인은 “오늘 이후로 우리는 청와대를 향해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유 대변인은 “더이상 대통령에게 만나달라고 가는 일 없다. 29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 왔다가 눈길 한번 안주고 그냥 갔다. 이제는 더 이상 구차하게 만나달라고 애걸하지 않겠다”며 “대통령이 오고 싶은 일이 있으면 찾아오라. 우리는 대통령에게 반드시 요구할 일이 생기면 그때 정식으로 통보하고 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여기서 마치고 나면 가족들은 그동안 지켜왔던 광화문 광장으로 가서 함께했던 가족들을 격려하고 안산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전했다.

유 대변인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앞으로 일주일동안 우리 가족들은 특별법이 통과되는 그 순간까지 조금이라도 미심쩍거나 아쉬운 것이 있다면 싸워나갈 것”이라며 “여러분들도 일주일 동안 눈을 부릅뜨고 행동하고 소리쳐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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