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본청 앞에서 면담을 요구하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두 차례나 외면했다.
29일 오전 9시 40분께 국회 본청에 도착한 박근혜 대통령은 “애들을 살려주세요”, “대통령님 제발 살려주세요” 등을 외치며 철야농성을 한 유가족들을 그냥 지나쳤다.
| |
 |
|
| ▲ ⓒ '최철' |
시정연설과 여야 지도부 회동을 마친 후 오전 11시 50분께 본청을 나서며 돌아갈 때도 박 대통령은 유가족을 한 번 쳐다봤을 뿐 아무 말 없이 외면했다. 유가족들은 박 대통령을 향해 “살려주세요”라며 애타게 소리쳤다.
박 대통령이 차에 오르자 유가족들은 “대통령이 책임져라”, “안전한 대한민국에서 살고 싶어요”, “잊지 말아주세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 유가족들은 허탈함에 그대로 주저앉아 오열하기도 했다.
| |
 |
|
| ▲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다 눈물을 흘리는 유가족들 ⓒ '나혜윤' |
단원고 2학년 5반 故 김민성 군의 어머니는 ‘go발뉴스’에 “저희가 죄인도 아니고 어쩜 한마디도 안하고 눈길도 안주고… 심지어는 웃고 가는데 죽은 애들만 불쌍한 거 같아요”라며 “저희는 사람도 아닌가요?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왔는데… 대한민국 사람이 아닌거 같아요. (우리) 아이들도 그렇고요”라며 힘겹게 입을 뗐다.
김군의 어머니는 “저희는 단지 아이들이 왜 억울하게 죽었는지 그것만 알고 싶어 그러는데 한 나라의 대통령이 이 마저 말 한마디도 안 해주시고…”라며 “저희가 죽기 전에 다른 것 바라는거 없이 아이들 억울함 하나만 꼭 풀어줬으면 좋겠어요. 배 안에서 왜 죽었나 그거 단 하나만… 진실만을 말해주길 바랍니다”라고 토로했다.
몇몇 유가족들은 허탈함에 자리에 주저앉아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한 유가족은 “악어의 눈물”이었다며 “아침도 안 먹고 기다렸더니 얼굴 한 번도 안 보고 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가족들은 국회 농성장에서 전날부터 기자회견을 갖는 등 밤새 박 대통령을 기다려 왔다.
| |
 |
|
| ▲ 박근혜 대통령이 차에 탄 뒤 국회를 떠나자 한 유가족이 "청와대가 책임져라"라고 외치고 있다 ⓒ '나혜윤' |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국회 시정연설에서 ‘세월호’를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각종 적폐에 대한 해소 의지를 보였음에도 세월호 특별법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세월호 참사 197일째를 맞는 29일은 유가족들이 제대로 된 특별법 제정과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본청 앞 농성에 돌입한 지 110일째, 광화문광장 농성 108일째, 청와대 앞 농성 69일째다. |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