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용혜인 “교훈은 잊혀지고 참사만 남았다”

檢, 용혜인 기소.. “세월호 추모가 죄? 죄라면 당당히 죗값 치를 것”

졸업 후 공무원을 꿈꾸던 평범한 대학생 용혜인 양. 그는 지금 일반교통방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의해 기소, 피의자 신분이 됐다.

용혜인 양은 지난 5월 18일 세월호 추모 침묵시위 ‘가만히 있으라’를 최초 제안했다. 아무렇지 않게 “앞으로 공무원 시험은 보지 못할 것 같다”고 말하며 해맑게 웃어 보이는 용혜인 양. 4월 16일에 일어난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부모들과 시민, 학생들을 거리로 내몰고 더 이상 평범하게 살아갈 수 없도록 만들었다.

검찰의 기소 소식을 언론을 통해 들었다는 용혜인 양은 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검경의 부당한 수사와 추모자 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기자회견 직후 ‘go발뉴스’는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이한열기념관 2층 ‘이한열 스튜디오’에서 용양의 심경을 직접 인터뷰 했다.

ⓒ ‘go발뉴스’
ⓒ ‘go발뉴스’

용혜인 양은 검찰의 기소 사실 보다 기소 사실을 언론을 통해 알게 됐다는 데 적잖이 당황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기소를 예상 못한 건 아니다. 기소 자체가 놀라웠던 게 아니라, 기소 사실을 언론을 통해 알게 됐다는 데 다시 한 번 검찰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용양은 검찰 조사 당시를 떠올리며 담당검사가 “집회‧양심‧사상의 자유 다 좋은데 좀 생각 좀 하면서 (시위)하라. 당신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전과자가 된 줄 아느냐”는 말을 했다면서 “오히려 담당검사의 이같은 태도 때문에 세월호를 추모하고 침묵행진을 한 게 죄가 된다면 당당하게 죗값을 치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검찰의 기소 처분에 대해서도 “정치적인 행위”라고 지적했다. 용양은 “세월호 참사 이후 정치적 상황을 고려, 학생들을 기소하는 게 부담스러워 이를 미뤄오다 세월호 국면이 잦아들었다고 판단해 기소한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사실상 박근혜 정권에 책임을 물었던 사람들에 대한 기소를 시작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의 자발적인 세월호 추모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2008년 촛불 이전에는 집회를 해도 벌금형이 별로 없었다고 하더라. 촛불 이후에는 일반참가자들에게 도로교통방해 혐의로 벌금을 매기면서 이를 위축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대학생들 알바해서 벌금 절대 못낸다. 학교 다니면서 한 달 알바해도 50만원도 벌기 어렵다. 친구들끼리 그냥 우스갯소리로 ‘다 같이 (징역)살러 들어가자’ 이런 얘기까지 나온다”며 쓴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월호를 잊지 말자고 거리로 나오는 이유에 대해 용혜인 양은 다음과 같은 말을 전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지고 한 방송사의 뉴스 앵커가 클로징 멘트로 ‘시간이 지나면 참사는 잊혀지겠지만 교훈은 잊혀져서는 안 된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뒤돌아보면 참사는 잊혀지지 않고, 교훈만 잊혀진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사고들은 계속 반복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이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점들, 선장과 선원들만의 문제가 아닌 다 폭로 된 문제.. 언론, 공권력, 자본의 문제가 아닌가. 지금 바꾸지 않으면 언제 바꿀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분들이 이번이 아니면 바꿀 수 없고 다음에는 내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계속 관심을 가지고 세월호를 잊지 말자는 데 동참해 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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