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야 의원들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사건의 판결을 비판한 김동진 수원지법 성남지원 부장판사에 대한 징계를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8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서울고법과 산하 법원 국정감사에서 여당 의원들은 김 부장판사의 글이 도를 넘어 사법 정치화를 부추기고 있다고 우려했고, 야당 의원들은 정치적 사건의 판결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징계한다면 법관의 자기검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장판사는 앞서 지난달 13일 법원 내부 게시판 코트넷에 ‘법치주의는 죽었다’는 제목으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무죄 판결에 대한 비판 글을 게시한 바 있다.

해당 글에서 김 부장판사는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정치 개입’을 한 것은 맞지만 선거 개입은 아니라고 한 이범균 부장판사의 판단은 ‘궤변’이고 ‘지록위마’(指鹿爲馬) 판결”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 ⓒ 'KBS'

노철래 새누리당 의원은 “법관이 다른 재판장의 판결에 대해 사건기록도 보지 않은 채 공개적으로 의견을 표명한다면 사법부는 대혼란에 빠질 수 있다”며 “김 부장판사의 글은 인신 모독성 표현을 사용한 원색적 비난”이라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김 부장판사의 글은 헌법에 보장된 법관의 독립과 책무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김 부장판사는 ‘법치가 죽었다’고 표현했지만, 오히려 법조가 죽었다는 표현이 더 맞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에서 지난달 김 부장판사에 대한 징계를 절대 반대한다는 성명까지 내는 등 각계각층에서 징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잘못된 판결로 보이는 사건에 대해 내부 비판을 한 판사를 징계한다면 앞으로 누가 문제제기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징계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김 부장판사의 글이 SNS 등 일파만파 번지며 논란이 커지자 수원지법은 지난달 26일 법관윤리강령 위반을 이유로 대법원에 김 부장판사의 징계를 청구했다.

한편, 해당 소식을 접한 한 네티즌(**치네)은 “선거에 개입은 했지만 선겁법은 무죄라는 말장난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안하시는구랴?”라고 꼬집었고, 또 다른 네티즌(일*)은 “누가봐도 잘못된 판결을 그냥 말없이 따르기만 하란 말인가?”라고 비난했다.

이 밖에도 “웬 징계? 진실을 이야기 한건데 뭐 하는 짓들인지”(김**), “정직하고 바른 말 하면 징계받는 곳은 대한민국 뿐”(멘*), “진짜로 법치주의는 죽었네!”(바람***), “사실을 사실대로 얘기한 것을 징계한다는 것은 지나친 권력남용이 아닌가요. 공산국가나 독재정권에서나 하는 짓인데 말입니다”(바**), “정치개입은 했으나 선거개입은 아니라는 해괴망측한 판결은 영원히 비웃음거리로 남을 듯”(매국***) 등의 비난 반응들이 잇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