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국무성 표현 그대로 사용.. 박물관 측 “올해 안에 교체할 것”
독재 미화 간행물로 굴욕을 치른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이번엔 일제강점기 근로정신대 피해 여성을 ‘Women’s Volunteer Corps’라고 번역해 논란이다. ‘자원봉사자’, ‘지원병’의 뜻을 가진 ‘Volunteer Corps’ 은 일본 국무성이 사용하는 표현이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제 1전시실에 전시된 ‘전쟁 강제동원’ 전시패널은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의 강제 동원을 소개하며 “1938년 수많은 한국인이 일제의 침략 전쟁터에 끌려갔다. 이중 젊은 여성들은 근로 정신대와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영문 표기였다. 박물관측은 강제동원이 명확한 ‘근로정신대’에 대한 표현을 “Women were recruited, as well as, to work in ‘Women’s Volunteer Corps’”라고 표기했다. 당시 한국인 여성들이 근로정신대에 스스로 지원했다는 뜻으로 오역되는 셈이다.
이를 제기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의원은 “강제적 동원이라는 부분이 빠졌다면 확실히 역사적 사실을 호도한 것”이라며 “국민적 정서와 역사적 사실에 모두 맞지 않는 만큼, 반드시 국정감사를 통해 개선시키겠다”고 비난했다.
관련 단체들도 즉각 반발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당시 강제 동원되어 고통 받은 피해자들이 자발적으로 나선 것처럼 오해 할 수 있는 표현”이라며 “명백한 역사왜곡이고 피해자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제강제동원 평화연구회’의 정혜승 박사는 “‘Women’s Volunteer Corps‘라는 표현 보다 ‘Women’s Labor Corps’가 더 적합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물관 측 관계자는 25일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영문 번역상의 어려움과 혼란이 있었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중으로 문제의 패널을 새로 교체 할 것이며, 상설 전시장에 있는 다른 전시패널 또한 잘못된 표기나 오역이 없는지 확인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