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서해성] 미사일 비 missile rain

‘미사일 비’가 텔 아비브 등에 쏟아지면서 아이언 돔은 상당 부분 무력했다. 이스라엘의 기습공격에 반격하면서 이란은 사하브 Shahab-3, 세이질 미사일 Sejjil missile 등을 발사했고, 1백여 대의 자폭형 무인항공기 사헤드 HESA Shahed 136을 투입했다. 

사하브-3은 중국 DF-21과 북한 노동 1호를 토대로 발전시켰다. 사정거리 2,000km다. 애초에 이는 러시아 R-21을 개량한 것이다. 

세이질 미사일은 고체연료 탄도 미사일로 1,2,3이 있다. 세이질-1은 2,400km, 사정거리 2,000km인 세이질-2는 스텔스 기능을 갖고 있고, 세이질-3은 4,000km를 날아가 타격할 수 있다. 

사헤드 HESA Shahed 136은 이란 국영 기업 HESA가 무인비행기 전문회사 Shahed(‘증언’)와 합작하여 생산한 자폭형 무인 항공기 Loitering munition(suicide drone, kamikaze drone, exploding drone)다. 

이스라엘이 이란으로 발사한 미사일들은 대부분 미국제이므로 성능 따위가 대충 짐작이 갈 터이다. 이란 본토를 기습 선제 공격하면서 이스라엘은 이란의 ‘미사일 비’를 막기 위한 우산을 펼치는 방어막을 전개시켰다. 우산은 Iron Dome, David's Sling, Arrow 2, Arrow 3, 고고도방어시스템 사드 Thaad다. 

미국의 도움으로 라파엘 선진 방어 체제 Rafael Advanced Defense Systems와 이스라엘 항공 우주 산업 Israel Aerospace Industries이 합작하여 아이언 돔을 처음 배치한 건 2011년이다. 

데이비드 슬링은 최대 300km 거리에서 미사일을 파괴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라파엘과 미국의 레이시온 Raytheon이 공동 개발하여 2017년 실전 운용을 시작했다. 주로 건물 밀집 지역을 방어한다.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발사하는 Stunner 미사일 1발 가격은 대략 1백만 달러에 이른다. 

애로우 2는 50km 상공을 통과하는 미사일을 100km 거리에서 요격한다. 2000년에 실전 배치되었는데 한 번에 최대 14개 표적을 향해 발사할 수 있다. 애로우 3는 대기권 밖을 비행하는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는 목표이므로 사거리가 2,400km에 이른다. 

‘다윗의 돌팔매질’(데이비드 슬링)과 비슷한 사드는 알다시피 대략 150~200km 거리에 도달한 미사일의 마지막 비행 단계에서 요격한다. 

시속 185km로 최대 2,500 km를 날아갈 수 있는 사헤드 HESA Shahed 136은 정찰기능 수행, 방어체제의 가장 기초가 되는 레이더에 혼돈을 일으키며, 무기를 싣지 않은 더미 dummy 드론은 방어 미사일 발사를 유도하여 소모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단 방공망을 통과한 드론들은 목표 지점에 이르면 자폭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지금 이란 이스라엘 전쟁에서 보듯 드론 비대칭은 전쟁 승패를 좌우할 수도 있다. 

사헤드 드론 엔진은 독일에서 2006년 제조한 림바흐 플루그모토렌 Limbach Flugmotoren L-550 항공기 엔진 기술을 훔쳐와 이식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덧붙여 러시아가 사용하고 있는 제트 엔진 드론은 시속 380~400km에 이르는데 근래 러시아제 Shahed가 시속 477km로 비행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 드론을 이란이 사용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HESA Shahed 136 가격은 대략 20,000달러로 보고 있으므로 ‘돌팔매 체제’에 사용되는 방어용 미사일 스터너 Stunner 가격의 1/50이다. 역사상 가장 비싼 돌팔매질이다. 

전쟁은 ‘나의 의지를 상대가 수용하도록 할 목적으로 하는 행위’일 뿐 아니라 의지의 ‘실제이자 구체’로써 무기체제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미사일이 날아가야 하는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는 대략 2,000km 안팎이다. 따라서 지상군 투입은 사실상 어렵다. 미사일과 방어체제와 항공기를 동원한 싸움이 주력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새벽에 이란은 미국제 스텔스기 F-35 3대를 격추시켰고 이스라엘 여성 조종사 1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스텔스기는 ‘스텔스’를 유지하기 위해 저공비행이 거의 필수다. 그에 따라 일단 항적이 포착되면 십자 포화에 걸리게 되는 터라 대단히 위험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 무기상들이 말하고 그저 받아쓰는 언론의 주장과 실제는 상당히 다르다. 이란과 미국 지원을 받고 있는 이스라엘 사이는 스텔스 비대칭인 것만은 틀림없다. 

이 미사일이나 군사력이 석유 이동의 관상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으로 이동하게 된다면 전쟁은 임계점을 넘어서게 되고 세계 정세는 오늘과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다. 한국 또한 결코 예외일 수 없다. 몇몇 지도자와 국가/민족 세력이 스스로 이성이라고 믿고 있는 오도된 광기와 결합된 이 전쟁이 당장은 거기까지 질주해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 예상이 맞길 빈다. (안타깝게도 방금 석유 기반시설이 있는 부셰르 Bushehr 항구를 이스라엘이 폭격했다는 급보를 접했다. 이는 이란에 전면전을 강요하는 행위다.) 

▲ 서해성 작가.
▲ 서해성 작가.

아이언 돔이라는 방어 우산을 찢고 미사일 비가 내리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이 또한 힘의 균형으로 전쟁을 멈추게 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 작용하길 그저 바랄 뿐이다. 아이언 돔이 몇몇 미사일을 막아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결코 평화의 집(돔)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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