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에 대한 검찰 소환이 늦어지면서 7·30 재보선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겨레>에 따르면 14일 인천지검은 14일 “(박 의원에 대해) 아직 소환계획이 없다. (박 의원의 승용차 등에서 나온) 현금 추적이 끝나면 소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8월 말까지 박 의원 사건을 비롯해 해운비리 수사를 마무리한 뒤 9월부터는 일반 송치사건에 전념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검찰의 태도는 지난달 중순 수사를 시작할 당시 “7월 초에는 (박 의원을) 소환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2일 박 의원 운전기사 김 모 씨가 박 의원의 승용차 뒷자리에 있던 현금뭉치 3000만원을 검찰에 신고하면서 지방선거 공천헌금 의혹을 제기하자 박 의원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김 씨의 진술을 토대로 지난달 15일 박 의원이 이사장으로 있는 한국학술연구원과 박 의원 아들 집을 압수수색해 아들 집에서 6억 원 상당의 돈다발이 담긴 가방을 확보했다.

또한 김 씨는 6·4 지방선거 직전인 지난 5월27일과 29일에도 박 의원 차량에서 각각 현금 3500만원과 2000만원을 발견했다며 돈다발을 촬영한 사진까지 제출했다. 그러나 검찰은 “압수된 현물만 수사대상”이라며 선을 그었다.

박 의원은 의문의 현금뭉치 외에도 해운조합 인천지부, 항운노조, 항만단체 등으로부터 이른바 ‘쪼개기 후원금’을 받아온 의혹도 받고 있다.

▲ ⓒ SBS

이처럼 숱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검찰이 박 의원의 소환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7·30 재보궐선거를 의식해 수도권의 여당 의원을 소환하는 데 부담을 느껴, 소환 시기를 정치적으로 조율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을 고발한 운전기사 김 씨는 <한겨레>에 “현금뭉치를 처음 신고할 때부터 박 의원의 자택을 우선 압수수색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지금껏 하지 않고 있다”고 검찰의 소극적인 수사를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문제가 된 돈이 모두 현금이라 출처를 소명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혐의 사실을 제대로 입증한 뒤 (박 의원을) 소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해명했다.

현재 박 의원은 대검 중수부장 출신인 이인규 변호사와 청와대 민정수석 출신인 정동기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해 검찰 소환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변호사는 이 사건을 지휘하고 있는 최재경 인천지검장과 대검 중수부장 선·후임 관계다.

한편 검찰의 이런 태도에 네티즌들은 “선거가 코 앞이니 박상은 의원 수사는 8월에나 시작하겠군”(@ban****), “7.30 재보선 끝나고 상황 봐서? 인천 지방선거 돈 많이 들었나보네”(@spr****), “눈덩이 비리라서 검찰 일손이 부족하답니다. 야당과 시민 쪽이었다면 이런말 나왔을까요? 세월호와 밀접한 관계, 재보선 전에 구속시켜야합니다”(@kor****), “구속수사해도 모자랄 판에 뭐하는 짓인지”(@drk****)라며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