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개 프로젝트’ 이상호 태안 피해주민 만나다

삼성 이어 사법부, 두번 죽여…“희망 잃는게 더 두렵다”

이상호 기자와 go발뉴스 제작팀(일명 ‘논개 취재팀’)이 18일 ‘논개 프로젝트’의 첫 방문지 태안을 찾았다. 겉으로 보이는 평온함과 달리 아직도 깊은 상처가 아물지 않은 채 ‘검은 눈물’을 머금고 있는 곳, 충남 태안. 도착과 동시에 이상호 기자의 ‘논개 프로젝트’ 첫 인터뷰가 시작됐다.

18일 저녁 6시, 서울에서 2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태안유류피해총연합회 사무실. 태안군 유류피해민대책협의회 문승일 사무국장이 홀로 빈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다.

18일 '논개 프로젝트' 첫 방문지인 태안지역을 찾은 이상호 기자가 태안군 유류피해민대책협의회 문승일 사무국장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go발뉴스'
18일 '논개 프로젝트' 첫 방문지인 태안지역을 찾은 이상호 기자가 태안군 유류피해민대책협의회 문승일 사무국장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go발뉴스'
지난 2007년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와 관련, 지난 16일 재판부는 7340억여원의 피해 금액을 인정했다. 사고 후 5년 만에 처음으로 법원이 피해를 인정한 것이지만, 피해 보상액은 지역 주민들이 청구한 금액의 10분의 1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일부 피해 주민들에게는 한푼도 돌아가지 않는 ‘그림의 떡’이라고 했다.

보상금액에 불만을 가진 피해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민사소송 뿐. 소송을 벌이려면 태안 피해주민들은 또 다시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긴 싸움을 이어나가야 한다. 태안기름유출사고로 피해를 입은 주민은 2만 7000여 명에 달한다.

이 기자가 현재 태안의 상태에 대해 묻자 문 사무국장은 “가해자 측 보험사에 기대는 안했다. 다만 우리나라 사법부에서 태안의 피해를 인정할 거라 기대했는데 실망스럽다”면서 “대한민국 사법부가 피해민을 또 한 번 죽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국장은 “동일 업종의 피해민들의 경우만해도 보상액의 격차가 심해, 주민 간 반목하고 갈등이 생기는 상황이 우려된다”면서 “피해민이 희망을 잃는 게 가장 두렵다”고 토로했다.

태안유류피해총연합회 사무실 벽에 걸려있는 태안기름유출 피해 사진 ⓒ 'go발뉴스'
태안유류피해총연합회 사무실 벽에 걸려있는 태안기름유출 피해 사진 ⓒ 'go발뉴스'
‘논개 취재팀’은 이어 환경단체 간부를 만났다. 서태안환경운동연합 이평주 국장은 “수산물 등에 대한 독성 환경검사를 꾸준히 실시한 결과 서산‧태안의 먹거리에는 이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보다 깨끗한 환경을 위해 지속적인 감시를 펼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국장은 “기름 사고 이전에 어떠한 생태종이 있었는지 자료가 없어 생태종 복원에 난항을 겪고 있다”면서 정부, 환경단체 등과의 정보공유가 되지 않는 점을 꼬집었다.

또한 태안 문제에 적극적이지 못한 정부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은 후보 당시 태안을 찾아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해놓고도 5년이 지난 지금까지 해결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 국장은 “정부가 법 뒤에 숨어 국민들의 피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당선인도 대선 당시 ‘태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면서 “앞으로 약속을 지키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8일은 지난 2007년 1월 18일 '태안반도 기름유출 피해 특별법 제정을 위한 대정부 촉구대회'에서 분신한 고 지창환 씨의 기일이기도 했다. 이 기자 일행은 유족의 요청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지는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유족들을 만나 위로의 마음을 전했다.

‘논개 프로젝트’ 태안지역 취재 2일차인 19일에는 만리포 해수욕장 주변 일대를 걸으며 주민들의 피해 실태를 취재 하고, 이어 오후 4시에는 기름유출 피해가 특히 컸던 가의도에 입도해, 사고 이후 주민들의 피폐한 삶을 1박 2일간 집중 취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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