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식기류 등의 생활용품에 고농도의 유해화학물질이 포함돼 있지만 소비자들은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현재 생활용품의 재질 표기나 성분 표기만으론 어떤 화학물질이 포함돼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27일 환경정의,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은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안심마트 만들기 캠페인’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안심마트 만들기 캠페인을 통해 생활 속 유해물질을 추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총 108가지 유해물질을 선정하고 활용도와 종류, 위해성, 대안 등을 종합해 중금속, 트리클로산 등 총 12가지의 주요 물질을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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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생활 속 화학물질 실태 파악을 위해 서울 소재 2개 대형마트 29개 제품을 중심으로 ‘장바구니 속 생활용품의 중금속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접시, 대접, 머그컵 등 식기류에서는 납, 카드뮴, 비소 등의 중금속이 높은 농도로 발견됐다. 납은 13개 제품 중 7개에서 64~46,900ppm의 농도로 발견되었으며, 카드뮴은 4개에서 11~1,578ppm, 비소는 7개에서 20~2,102ppm 수준으로 발견되었다.

또 어린이 안전 용품 등 생활용품에서도 납, 카드뮴, 크롬 등이 발견되었다. 납은 16개 제품 중 10개에서 52~8,806ppm, 카드뮴은 4개에서 28~641ppm 그리고 크롬은 2개 제품에서 185~233ppm 수준으로 발견되었다.

이들 단체는 “이처럼 생활 용품 속에 다양한 화학물질이 사용되고 있지만 그 정보가 소비자에게 전달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경석 환경정의 다음지킴이국 활동가는 “소비자보호법은 소비자의 알권리를 비롯한 7대 권리를 명문화하고 있지만 지켜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 환경시민단체 회원들이 대형마트에 유해화학물질 알권리를 보장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편지. ⓒ'go발뉴스'

김홍철 환경정의 사무처장은 “지금까지의 모습을 보면 안전한 물품을 선택하고 찾는 것은 소비자 선택의 부분이었다”라고 말하며 “개인에게 떠넘겼던 것들을 이제는 시민들의 권리로 안전한 물건을 사용할 수 있고 그 물건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권리로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또 이 유해화학물질을 없애는데 물건을 만들고 유통시키는 기업이 먼저 나서야 한다. 어떤 물건을 진열대에 올릴지 소비자들과 어떻게 만날지 선택할 수 있고 뭔가를 요구할 수 있는 마트가 조금만 더 신경쓴다면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대형마트가 유해화학물질 추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들 단체는 마트에 ‘우선 추방해야 할 12가지 유해물질’을 포함한 108가지 유해물질 목록과 소비자들의 편지를 함께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