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개인적 부탁으로 참여.. 문제없다”.. 사법부 독립성 침해 논란도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나선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지난 11일 미국 스탠퍼드대 방문 했을 당시 미국에서 연수중이던 현직 판사가 김 전 총리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24일 김 전 총리가 스탠퍼드대를 방문했을 당시 같은 대학에서 연수중인 수원지법 조 모 판사가 길 안내를 위해 동행했다.
당시 김 전 총리는 스탠퍼드대 쇼렌스타인 아시아태평양연구소에서 강연한 뒤 기자들과 만나 귀국 후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 판사에게 김 전 총리의 길 안내를 부탁한 것은 김 전 총리의 사위로 현재 법무법인 율촌 소속 변호사로 현재 미국 UC버클리대에서 유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판사는 서울대 후배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김 전 총리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현 여권 실세인 친박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고, 행사에 현직 판사가 참여했다는 점에서 ‘사법부 독립성이 침해’ 논란이 증폭됐다.
지방선거를 70여일 앞두고 현직 판사가 전직 대법관 출신의 지자체장 후보의 의전을 수행했다는 사실은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논란이 일자 대법원은 “조 판사가 친하게 지내던 대학 후배의 부탁을 받고 길 안내만 맡았던 것”이라며 “서울시장 출마 발언은 조 판사가 현장을 떠난 이후에 이뤄졌다”며 진상을 규명하기보다는 의혹 덮기에 급급한 보습을 보였다.
또한 “조 판사가 이 자리에서 정치적 표명이 이뤄질 것이라는 인식이 없었고 단순한 학술세미나 자리로 알고 안내만 했으며 해당 강연에서 본인이 판사임을 밝히지도 않았다”며 “공무에 영향을 주거나 품위를 손상한 윤리강령 위반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단정했다.
이어 “현직 판사로서가 아니라 개인적 부탁을 수락한 것으로 수행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대법관으로 근무했던 선배에 대한 예우를 보인 것으로 사법권 독립과도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김 전 총리 측 유성식 대변인은 “김 전 총리가 그 판사를 개인적으로 아는 바도 없고 스탠퍼드대학에 도착했을 때 차에서 내리면서 처음 보고 악수했던 것으로 다른 사람들과 악수하는 과정에서 잠시 가방을 들었다가 (현장에 있던) 나에게 바로 넘겨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대변인은 “이후 김 전 총리가 강연을 시작할 때 그 판사는 일찍 자리를 떠났다”며 “이걸 ‘수행’, ‘대동’이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김 전 총리의 부적절한 처신도 비난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총리의 사위가 ‘개인적 친분’을 이유로 현직 판사를 행사에 초대하면서 친정인 법원을 곤란에 처하게 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김 전 총리가 책임져야 된다는 비판이 법원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 관계자는 “6~7년 전에 떠났던 어른의 뒤처리까지 법원이 해야 하느냐는 불만이 상당하다”며 조 판사의 잘못된 처신도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