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최근 본회의장이 있는 본관 건물의 출입 확인 시스템을 전자식으로 교체해 일부 취재 제한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디어 오늘>에 따르면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17일부터 시범운영을 시작하는 국회 본관 전자출입관리시스템이 다음달 1일 정식 운영된다”며 “전체 국회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전자출입증을 발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회 출입 시스템 변경과 관련 한국기자협회에 등록된 언론사에게만 전자칩이 부착된 출입카드를 발급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취재제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국회에 출입하는 한 기자는 <미디어오늘>에 “실제 기자들 사이에 협회 등록 언론사에만 출입 카드를 발급한다는 말이 돌고 있다”며 “지방지를 중심으로 이에 반대하는 집단행동 등도 고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전자출입 시스템이 도입되면 자유로운 취재에 대한 방해인 동시에 언론사 규모에 따른 차별이 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 의원실 한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만 출입증이 발급된다면 여기에 속하지 못하는 언론들은 자연스럽게 정보 통제로 연결될 수 있다”며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국회 담당 다른 기자는 “이번 시스템 변경 이유나 배경에 혹시 기자를 임의로 정리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언론사 기자는 “다른 정부부처에 비춰봤을 때 앞으로 각 의원실, 회의실 등으로 전자출입시스템이 확대 설치되면 취재원이 밝혀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출입 시간 기록만 남는다고는 하지만 왠지 모르게 모든 신상 정보가 털리는 기분”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국회 미디어담당관실 관계자는 “출입증 변경과 관련, 현재 종이 출입증 시스템을 유지하는 방안, 일부 기자에게만 전자 출입증을 발급하는 방안 등이 다양하게 논의됐으나 전체 등록기자 1400여명에게 모두 발급하는 것으로 결정됐다”며 “이번 시스템 변경으로 취재 환경이 어려워지거나 출입에 불편을 겪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까지는 국회 본관 내부 공간에 전자출입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