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 주에서 통과된 ‘동해병기’ 법안이 마지막 단계에서 일본정부의 집요한 로비로 폐기 위기에 직면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현재 상원과 하원은 각자의 법안을 상대에 넘겨 심의하는 이른바 ‘크로스 오버(교차 표결)’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원은 하원이 통과시킨 HB11(팀 휴고 법안)을, 하원은 상원의 SB2(데이브 마스덴 법안)을 각각 심의하고 있다. 이 과정을 거친 후 조율된 통합안 혹은 두 개의 원안이 주지사의 서명으로 발효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본 로비스트들에 의해 의도적으로 상원 교육위에 있는 HB11(팀 휴고 법안)을 심의하지 않고 자동으로 죽이고 있는 사실이 ‘미주한인의 목소리(VoKA)’ 피터 김 회장에 의해 알려졌다.

버지니아 상하원이 각각 통과시킨 동해법안은 일련 번호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같은 법안이다. 두 법안 80% 이상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통과했고 내용상 동일한 법안을 반대할 이유도 없기때문에 ‘교차심의’는 통과의례로 여겨졌다.

그러나 일본이 고용한 로비스트들이 민주당 중심의 상원과 공화당 중심의 하원의 역학관계를 파고들고 테리 맥컬리프 버지나아 주지사에게 총력로비를 가하면서 ‘합법적인 폐기’라는 최악의 상황이 우려되고 있다.

교차표결은 3단계로 진행된 상하원의 1차 과정과 달리 교육위와 전체회의 두 단계만 거치면 최종 통과된다. 우선 하원은 상원의 SB2 법안을 지난달 26일 교육위에서 찬성 19표, 반대 3표로 가결처리했다.

반면 상원은 첫 단계인 교육위에서 동해법안에 반대했던 민주당의 루이스 루커스 교육위원장이 아직 안건에 상정하지 않으며 버티는 바람에 하원의 HB11(팀 휴고 법안)을 심의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일본의 로비스트들이 맥컬리프 주지사와 일부 의원들에게 심의를 하지 않는 방법으로 지연전술을 펼쳐 회기내 자동폐기를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 위키피디아

비록 하원에서 상원법안을 통과시키면 단일법안으로 주지사에게 올라가게 되지만 공화당 중심의 하원이 민주당이 주도하는 상원에서 자신들의 법안을 폐기시킬 경우 이에 반발, 하원 법안 역시 폐기될 수 있다.

당초 하원은 지난주에 전체 회의를 열 예정이었으나 상원이 법안을 다루지 않자 3일로 미뤘다가 다시 5일로 연기한 사실이 이러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특히 동해법안이 최종 통과되려면 3월 8일 종료되는 회기내에 처리되야 한다. 이 후 법안은 자동 폐기된다.

이에 한인사회는 1일 버지니아 애난데일의 워싱턴지구한인연합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상하원의 조속한 표결을 촉구할 예정이다.

또한 오는 3일 상원의 루이스 루커스 교육위원장을 찾아 법안 미상정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전달하고 하원의원들에게는 상원과 관계없이 전체회의에서 법안을 통과시켜 줄 것을 요청키로 했으며, 맥컬리프 주지사 사무실을 방문해 법안 사인에 대한 강력한 협조 역시 재당부하기로 했다.

‘미주한인의 목소리’ 피터 김 회장은 <뉴시스>에 “3일 의원들을 방문할 때 얼마나 많은 한인들이 나오느냐에 따라 동해법안의 운명이 달려 있다”며 “정치인들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오직 유권자들이다”라며 버지니아는 물론, 뉴욕 등 다른 지역의 한인들도 가세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