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주 공립학교 교과서에 ‘동해’(East Sea)와 ‘일본해’(Sea of Japan) 병기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압도적인 표차로 주 하원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동해 병기를 위한 의회 절차는 완전히 마무리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버지니아주 하원은 현지시간 6일 주도인 리치먼드 소재 의회 의사당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공화당 티머시 휴고 의원이 발의한 ‘동해 병기’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81표, 반대 15표로 가결 처리했다.

휴고 의원은 표결 직전 ‘동해’ 병기 표기가 필요한 역사적 이유를 설명했으며, 이어 민주당 마크 김 의원과 로버트 마샬, 잭슨 밀러 의원 등이 지지발언을 했다. 마크 김 의원은 주 하원 내에서 유일한 한인계 의원이다. 반면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교과서 문제는 버지니아주 의회가 다룰 사안이 아니다”는 이유로 반대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에 통과된 법안 핵심은 버지니아주 교육위원회가 승인하는 모든 교과서에 ‘일본해’가 언급될 때는 ‘동해’도 함께 소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법안은 지난달 29일 하원 교육위원회 소위원회에서찬성 5표, 반대 4표로 통과된 후 이달 3일 교육위원회 전체회의도 찬성 18표, 반대 3표로 통과했다.

상원에서도 지난달 하원 법안과 동일한 내용으로 민주당 데이브 마스덴 상원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을 소위와 상임위, 전체회의 전 과정에서 큰 표차로 처리한 바 있다.

법안은 상·하원 법안 조율 작업을 거친 통합 법안을 매콜리프 버지니아 주지사가 서명하면 최종 확정되고 오는 7월 1일부터 그 효력이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새 학기가 시작되는 2015학년도부터 미국 버지니아주 공립학교 교과서에 동해와 일본해가 병기 함께 적히고 학생들도 동해라는 이름을 배우게 된다.

더욱이 버지니아주 공립학교 교과서의 경우 모두 7개주에서 함께 사용할 가능성이 커 ‘동해병기’ 인식이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 위키피디아

한편,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고 최종 절차가 마무리 될 때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법안 표결 절차에 대해 주미 일본 대사관이 로펌을 고용해 조직적으로 반대를 위한 로비를 펼치면서 한국과 일본 양국 간 외교전으로 비화되기도 했다.

매콜리프 주지사도 지난해 주지사 선거 운동 과정에서는 동해 병기 법안을 지원하겠다고 한인단체 등에 약속했지만, 이후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주미 일본대사를 면담하고 나서 측근을 통해 의회에서 법안을 무산시키기 위한 방해 공작을 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하지만 그는 안호영 주미 한국대사 등을 만나고 난 후에는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서명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이 운동을 주도해온 ‘미주 한인의 목소리’(VoKA)의 피터 김 회장은 <연합>에 “주지사가 정식으로 서명할 때까지 이메일 보내기 운동을 벌이는 등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국회의원들에게 쓴소리를 쏟아냈다. 일본의 집요한 방해 공작을 뚫고 병행 표기라는 성과를 거뒀지만 독도와 관련, 일본에게 유리한 빌미를 제공한 셈이 아니냐는 것이다.

한 네티즌(헤라*)은 “단독도 아니고 병행 하자는 것이 이렇게 힘든 마당에 한국 정치인들은 내전 벌이고 있으니 기가 찬다. 독도가 심히 걱정 된다”고 비난했고, 또 다른 네티즌(dvp****)은 “동해는 한반도의 동쪽에 있어서 만이 아니라 지구지리상 가장 동쪽에 있는 바다임으로 East Sea가 맞다. 한국은 이 점을 계속 강조해 동해로 고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동해 병기까지 해낸 게 어디인가 싶기도 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동해 단독표기로 가야지. 일본해는 지구 어디에도 없는 바다니까”(ㅡㅡ****), “한국해도 아니고 일본에게 훨씬 유리한 병기표기로 웃날 두고두고 빌미준 걸 기뻐해야 하나? 개인적으로 국치일이다”(말이안****), “외국인이 저 지도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일본 바다표시에 방향표시 단어인 east 병기가 과연 한국일본 공동해역이라는 생각이 들까? 아무리 봐도 독도는 일본 바다에 떠 있는 느낌이 왜지?”(미루**), “동해라는 표현을 단독으로 쓰는 것도 아니고 일본해를 병기하는 판에 우리 정부는 뭐하고 계시나?”(wy***) 등의 반응들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