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총학 갈등..지도교수 없이 학생회 주관 OT 진행
17일 발생한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로 모두 10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한겨레>에 따르면 경북도 소방본부는 18일 오전 브리핑에서 “각 병원에 이송된 환자들과 부산외국어대학교 쪽의 자료를 집계한 결과, 무너진 체육관 지붕에 115명이 깔렸고 이 가운데 10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숨진 사람은 학생 9명과 이벤트회사 직원 1명을 포함해 모두 10명이다. 또한 18일 오전 7시 현재까지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중상자 2명과 경상자 23명 등 모두 25명이다. 나머지 80명은 병원 진료를 받은 뒤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상자 2명은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다.
앞서 경북도 소방본부는 18일 늦은 새벽까지 숨진 10명 외에 대학생 2명이 더 잔해 더미에 깔려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구조작업을 벌였지만 1명은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고, 나머지 1명은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던 사망자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119구조대는 파악되지 않은 누군가가 잔해에 깔려있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구조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김학태 경주소방서장은 “아침 식사 후 다시 한 번 최종적으로 수색 작업을 벌인 뒤 구조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17일 밤 9시16분쯤경북 경주시 양남면 신대리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지붕 일부가 갑자기 무너져 내리며 발생했다. 당시 리조트에서는 부산외국어대학교 신입생 1012명이 환영회 행사를 하고 있었고, 체육관 안에는 565명이 있었다. 이중 115명이 미처 피하지 못하고 잔해에 깔렸다.
사고 원인으로는 최근 경주에 내린 폭설로 체육관 지붕에 쌓여있던 눈의 무게를 체육관 지붕이 이기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가 난 체육관 지붕에는 폭설로 눈이 50㎝가량 쌓여 있었지만, 지붕과 외벽은 약한 철제 패널로 돼 있었던 것을 전해졌다.
사고가 나자 119구조대와 경찰, 군부대 등 1575명이 출동해 구조작업을 벌였지만 리조트가 해발 500m에 위치해 있고 길에 눈이 많이 쌓여져 있어 현장에 도착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또한 건물 잔해와 눈이 뒤섞여 어려움을 겪었다.
한편, 이번 붕괴 사고의 배경에는 학교와 총학생회의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발생 후 18일 부산외대의 이광수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입생들이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로 오리엔테이션을 떠나기 전 상황을 설명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이번 신입생 행사는 대학 측과 학생회가 공동으로 개최하던 과거와 달리 총학생회가 단독으로 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측은 올해 새로 이전한 캠퍼스에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열자고 했지만 학생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올 해 전까지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를 학교 당국에서 지원해 더 좋은 곳에서 행사를 진행했다”며 “올해 학교는 새로 캠퍼스를 이전했으니 학내(행사를) 하면 좋겠다는 이유로 멀리 가서 행사하는 것을 반대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결국 올해 신입생 환영회에는 학교 당국이 재정 지원을 하지 않았다”며 “총학생회 행사로 진행되면서 재정상 시설이 더 좋지 않은 곳에서 행사를 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저나 동료 교수들이나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거나 못했다”고 덧붙였다.
1600여명이 넘는 학생이 참가하는 행사에 불과 3명의 교직원만을 동행한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