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지난해 11월 반세기 만에 누명을 벗은 1차 인민혁명당 사건에 대해 여전히 유죄 주장을 펼치며 상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1일 검찰은 서울고법 형사9부(김주현 부장판사)가 지난해 11월 28일 故 도예종씨 등 9명에 대한 재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하자 엿새 뒤 상고장을 제출했다고 법원이 밝혔다.

당시 검찰은 피고인들이 반공법을 위반했고 수사기관의 고문이나 비인도적 수사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인혁당 사건은 한일협정 반대 시위가 거셌던 1964년 박정희 정권이 혁신계 인사 수십 명을 잡아들인 1차 사건과 10년 뒤인 1974년의 2차 인혁당 사건인 이른바 ‘인혁당 재건위 사건’과 구분된다.

당시 서울지검 공안부 검사 3명은 중앙정보부가 사건을 과장했다며 공소 제기를 거부하고 사표를 내기도 했다. 진통 끝에 재판에 넘겨진 13명은 모두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피고인 가운데 故 도예종씨는 2차 인혁당 사건 때 다시 기소돼 사형 선고를 받은 직후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검찰은 작년 서울고법에서 열린 재심에서 49년 전의 유죄 확정 판결을 유지해달라고 요구하며 1차 인혁당 사건을 수사한 이용택 전 중앙정보부 수사과장을 증인으로 신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인혁당의 반공법 위반 혐의가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입증되지 못했고, 피고인들도 중앙정보부에 체포돼 가혹행위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널리 알려진 과거사 사건의 재심에서 유죄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앞서 재판부는 11월 인혁당 피해자들에 무죄를 선고하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와 당시 국회 조사자료 등을 볼 때 인혁당이 강령을 가진 구체적 조직이라는 사실이 입증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들의 몸에 고문의 흔적으로 보이는 상처가 있었고 변호인이나 가족과의 면담·접견이 허락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사를 받았다는 자료 등을 토대로 국가의 불법행위를 인정했다. 그러나 당시 기소된 13명 가운데 이들을 제외한 4명은 재심청구가 기각돼 누명을 벗지 못했다.

검찰이 인혁당 사건에 무죄에 대해 상고하자 네티즌들은 “반공법 위반에 고문이나 비인도적인 수사는 없었다며 상고 했지만, 재판부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음. 상고로 역사왜곡. 이게 21세기 대한민국 검찰의 수준임”(@oon****), “대한민국의 시계는 또다시 유신으로...”(@ame****), “박정희 유신독재하의 국정원과 검찰. 저들은 용공조작으로 공포분위기를 조성한 독재의 앞잡이들 거의 모든 용공사건이 조작, 왜곡된 허위다. 검찰 개혁!”(@han****),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던 친일유신독재자 박정희의 한풀이를 하고 있는 듯 한 박근혜와 그녀의 충견 검찰의 만행을 규탄한다”(@seo****)이라며 검찰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