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물바구니> 북콘서트…“정수장학회 꼭 짚고 넘고 가야”
한홍구 교수(성공회대)가 정수장학회 문제를 다룬 새 책 <장물바구니> 북콘서트에서 “역사의 평가에도 출석부가 있다”면서 최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TV토론 거부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5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장물바구니-정수장학회의 진실> 출판기념회에서 한홍구 교수는 대선후보들의 토론 부재를 지적하며, 박근혜 후보는 역사의 판단에 맡기자는 말을 자주 하는데, “역사의 평가에도 출석부가 있다. 출석을 해야 평가를 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출판기념회는 서해성 교수(성공회대)가 사회를 맡았으며, 한홍구 교수와 시사평론가 김용민, 이강택 언론노조위원장, MBC 이상호 기자, 진중권 동양대 교수 등이 대화를 나누는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한 교수는 <장물바구니>집필 계기에 대해 “MBC, KBS, YTN, 연합뉴스, 국민일보, 부산일보가 파업이나 분쟁을 겪고 있는 것을 보면서 정수장학회 문제를 역사적으로 정리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면서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뜻을 밝혔다.
이 날 한홍구 교수는 정수장학회 문제가 꼭 짚고 넘어가야할 역사임을 강조하며 “박근혜는 대통령 후보로서 이 문제를 넘고 가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수장학회 문제는 복잡한 문제가 아니다. 이는 박정희 군사정권이 국가권력을 악용해 자행한 인질납치 강도극이다”라며, “사람을 잡아다가 가둬놓고 협박해 몸값으로 뜯어낸 것이 문화방송(MBC)과 부산문화방송, 부산일보 등 언론3사와 부산시내 토지 10만평 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근혜 후보에게 “아버지가 한 일을 딸에게 물으려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한 나라의 대통령 후보라면 이 문제를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면서 “오죽했으면 조선일보까지 사설에서 대선을 치르려면 이 문제(정수장학회)를 깨끗하게 털고 가라고 했겠냐”며 이같이 말했다.
한편, 토크 게스트로 참석한 진중권 교수는 인혁당 사건 등과 관련한 박근혜 후보의 “두 개의 판결” 발언에 대해 언급하며, “대통령 후보로서 자신과 관련한 가장 큰 검증 항목인데, 그것과 관련된 법으로 된 판결을 잘못 알았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 한가“라고 반문하며 “이 책이 이번 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사평론가 김용민씨는 “토론이 없다면 정수장학회로 박근혜 후보의 민낯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면서 ”박근혜 후보는 정수장학회와 무관하다고 하는데 이는 그릇된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자리에는 김지태씨의 유족도 참석했다. 김씨의 아들 영철씨는 “이 책이 많이 읽혀져서 과거 이 땅의 암울한 역사와 불법적인 사건들을 (후세들이)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면서 ”아버지에게 가해진 억울한 누명이 낱낱이 밝혀져 진실이 알려지게 돼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홍구 교수의 <장물바구니>는 '정수장학회 강제 헌납사건'의 전모를 알리는 책으로, 정수장학회의 뿌리 격인 부일장학회의 설립자 김지태의 출생(1908년)부터 오늘날의 정수장학회 사회 환원 운동까지 100년 넘는 세월을 다루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