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회의 “분신항거, 朴정부 관권부정선거가 초래”

장례위 “경찰, 의도적 유서 공개 지연.. 신상 비관 없어”

지난 달 31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국정원 대선 개입 특별검사제 실시를 요구하며 분신 사망한 故 이남종 씨의 죽음에 대해 ‘국정원 시국회의’가 “고인의 영전에 고개 숙여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하며, 슬픔에 잠긴 유가족에게 진심어린 위로의 인사를 드린다”고 애도했다.

국정원 시국회의는 1일 발표한 성명에서 “故 이남종 님의 분신 항거는 그 분이 남긴 글과 메모, 그리고 분신 당시 고가도로에 내건 플랑카드와 온 몸으로 외친 구호 등 모든 정황이 명백히 웅변하는 것처럼 박근혜 정부의 관권부정선거 진상은폐와 수사방해 공작 등 민주파괴, 그리고 민생파탄, 공약파기 등이 초래하고 유발한 것”이라 강조했다.

이들은 이어 “박근혜 정부는 고 이남종 님이 하나 밖에 없는 고귀한 생명을 바치며 절규할 수밖에 없도록 시대와 국민에게 불통과 고통을 강요한 것에 대하여 깊이 성찰하고 하루빨리 특검 실시 등 관권부정선거 진상규명에 나설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특검 수용을 촉구했다.

또한 시국회의는 “특검 수용과 책임자 처벌, 해체수준의 국정원 근본적 개혁 등 관권부정선거에 대하여 박근혜 정권이 책임져야 마땅한 사항들을 끝내 거부한다면, 그리고 민생파탄, 공약파기 등 국민을 고통으로 몰아넣는 현재의 퇴행을 근본적으로 수정하지 않는다면 고 이남종 님의 ‘박근혜 정권 퇴진’ 외침이 온 국민의 함성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치권도 이씨의 죽음을 애도했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도 “좋은 정치는 정치를 잊게 하고 나쁜 정치는 국민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고 했다”며 “거듭되는 사회적 타살에 안타깝고 참담한 심경을 감출 길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남종 씨가) 마지막 남긴 말씀대로 이제 두려움은 고인께서 다 안고 가셨으니 더 이상 안타까운 희생이 절대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국민들이 일어나 주시기를 바란다’는 간곡한 부탁을 가슴에 새기고 소중한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일에 온 힘을 다해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도 2일 브리핑에서 “故 이남종 씨는 민주주의가 무너진 대한민국에 안녕하지 못한 국민들을 향해 ‘두려움을 가져갈 테니 용기 내어 싸우라’는 말을 남겼다”며 “정치가 국민들의 삶을 위로하지 못하고 이런 안타까운 죽음을 또다시 지켜보아야 하는 오늘의 현실에 더 큰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변인은 “일부 보수언론에게도 경고 한다”며 “고인의 죽음을 욕되게 하는 왜곡보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이씨가 분 자살한 이유가 개인 빚 때문이라고 보도했으며, 경찰도 이씨의 유서 공개를 거부한 채 “경제적인 어려움과 가족의 병환 등의 이유로 분신을 한 것으로 추정 된다”고 일방적으로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참여연대, 국정원 시국회의 등 시민사회단체로 꾸려진 ‘민주투사 고 이남종 열사 시민 장례위원회’(이하 시민 장례위원회)가 2일 공개한 이씨의 유서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고 특검 실시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

시민장례위는 유서에 신상을 비관한 내용이 없다고 밝힌 뒤, 이날 발표된 경찰 보도자료에 이는 물론이고 유가족의 공식적인 입장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경찰이 유류품을 보여주지 않으려 하고 유서 사진촬영도 못하게 한 점을 지적하며, 의도적으로 유서 내용 공개를 지연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 유서에서 이씨는 “박근혜 정부는 총칼 없이 이룬 자유 민주주의를 말하며 자유 민주주의를 전복한 쿠데타 정부”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공권력의 대선개입은 고의든 미필적 고의든 개인적 일탈이든 책임져야 할 분은 박근혜 대통령”이라 주장했다.

이씨는 이어 “보이지 않으나 체감하는 공포와 결핍을 제가 가져가도록 허락해달라”며 “모든 두려움을 불태우고 제가 가져가겠다”고 썼다.

 
 
故 이종남 씨의 유서 ⓒ 민주투사 故 이남종 열사 공식 트위터 계정(@LeeNJYolsa)
故 이종남 씨의 유서 ⓒ 민주투사 故 이남종 열사 공식 트위터 계정(@LeeNJYolsa)

한편 지난달 31일 오후 5시35분쯤 서울 중구 서울역 앞 고가도로에서 “박근혜 퇴진”, “특검 실시”를 외치며 분신한 故 이남종 씨는 온몸에 화상을 입고 병원에 옮겨졌으나 1일 오전 7시55분쯤 끝내 숨졌다.

이에 시민장례위원회는 이씨의 장례를 4일간 시민사회장으로 치르며 영결식은 4일 오전 9시30분 서울역광장에서 열 예정이라 밝혔다. 영결식 후 이씨는 고향인 광주 망월동 구 묘역에 안장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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