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朴, 국가원수로서 충분히 소통해왔다”

조국 “오만방자가 극에 달하는 박근혜 정권”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이 18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 1년을 자평하며 “박 대통령의 가장 잘못된 점이 불통이라는 지적이 가장 억울하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이 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며 “이정현이 진짜 하고픈 얘기를 좀 하자”고 운을 뗐다. 그는 박 대통령에 대한 불통, 공약 파기, 인사 편중 등 부정적 평가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수석은 “박 대통령은 행정부 수반, 군 최고통수권자, 대한민국 국가원수로서 충분히 소통해왔다고 생각한다”면서, 방공식별구역, 개성공단 재가동 등을 예로 들고 “외교·안보 면에서 이보다 더 소통할 수 없을 정도로 소통했다”고 말했다.

내치에서의 소통 부재 지적에 대해서는 “대통령 한 사람이 4800만 국민 모두의 귀에 대고 얘기하고 청와대로 불러 밥을 사는 게 아니다. 국민에게 대통령이 하는 일이 옳다는 신뢰감을 주는 게 소통”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원전 비리의 뿌리를 뽑으려는데 박수 안 친 국민 있나. 박수 치면 소통”이라면서 “공기업 개혁에는 당연히 저항세력이 있을 수 있다. 저항세력 앞에서 뜻을 굽히지 않는 걸 불통이라고 한다면 5년 내내 불통 얘기를 듣겠다”고 동문서답했다.

ⓒ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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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의 불통 지적도 반박했다. 야권이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을 제기하는 데 대해 “야당 입장에선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경찰·검찰, 국정조사까지 마치고 이제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 재판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대통령에게 ‘사과하라’ ‘국정원장 잘라라’ ‘대통령 사퇴하라’고 하는데 지금 하야하지 않아서 불통이란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체가 없다고 비판받는 창조경제에 대해서도 이 수석은 “지금 창조경제를 실패라고 말하는 사람이 반드시 후회하는 날이 올 것”이라며 “1년 만에 성과가 다 나타날 수 없다. 지켜보자”고 말했다.

기초연금 축소 등 각종 공약 파기 문제에는 오히려 야당에 책임을 돌렸다. 이 수석은 “역대 정부에 있었던 사람들이 취임 10개월이 된 박 대통령에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하는 건 무리”라면서 “자신들은 얼마나 (국정에) 협조했느냐”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의 공기업 사장 낙하산과 지역 불균형 인사에 대한 반박도 이어졌다. 그는 “역대 정부와 달리 혈연, 지연, 학연에 얽매인 인사를 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졸업한) 성심여고, 서강대 출신이 누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또한 국무총리,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등 요직을 부산·경남(PK) 출신이 꿰찬 것에 대해 “대구·경북에서는 역차별 항의가 많다. PK가 많다? 어느 지역 치중이라면 몰라도 지연 얘기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반면 친박 ‘낙하산’ 인사 비판에는 “더 이상 강변하지 않겠다. 우리도 맞을 수밖에 없는 매라고 생각한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외부에서 오는 것을 다 낙하산이라고 하면 앞으로 어떤 정권이 들어와도 낙하산이란 단어가 사라질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 수석의 자화자찬식 1년 평가를 두고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19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이 수석이 저항세력과 불통이 자랑스럽다고 한 발언을 지적하며 “대통령 홍보수석이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 교수는 이어 “대변인이나 홍보수석 같은 사람들은 대통령을 대리한다. 언론을 적대하는 정권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성공한 대통령은 무엇보다도 소통이 제일 중요하다”며 소통을 잘한 지도자로 미국 레이건 전 대통령과 영국 토니 블레어 전 총리를 들었다.

그는 “보수 정권 중에는 미 공화당 레이건 대통령은 별명이 ‘Great Communicator’였다”고 강조하면서 “상대당인 민주당과도 격 없이 대화와 토론을 했고, 수시로 기자들과 격이 없는 질문과 답변을 해서 곤란한 질문은 농담으로 넘기기도 하고 해서 국민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았다”며 박 대통령과 비교했다.

서울대 조국 교수도(‏@patriamea)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박 대통령을 '말이 안통하네, 또'로 만드는 자들이 너무 많다”고 비판하며 “‘명박산성’을 쌓은 이명박 정권도 '자랑스런 불통' 운운하진 않았다. 박근혜 정권, 오만방자가 극에 달한다. 이상돈, 이준석 등의 말이라도 들어라!”라고 일갈했다.

조 교수는 이어 “각종 대선 공약의 폐기, 국정원범죄에 대한 은폐 및 축소 기도 등에 대한 사과 대신 '자랑스런 불통' 운운하는 걸 보니, 향후 행보도 명약관화!”라고 덧붙였다.

네티즌들도 “이분은 소통의 사전적 의미도 모르는 듯”(@hel****) “이정현의 자랑스런 불통은 좋아하는 사람하고만 소통하는 아주 유치한 발언이다. 어린애와 미숙한 사람일수록 좋아하는 사람하고만 이야기한다. 그러나 성숙한 사람은 호불호를 떠나서 누구와도 대화를 할 수 있다. 심지어 그는 적과도 대화를 한다”(@amo****), “이정현 수석. 불통에 대해 진심을 몰라주면 억울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마냥 억울하다고 하소연한다고 해결될까요? 더욱 노력하겠다고 해야 하는 표현이 맞을겁니다. 더 낮게 더 겸손하게 소통을 다짐하십시오”(@uju****)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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