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러 무기 비싸게 매겨 한국 판매 추진 중”
미국 국방부가 장거리 고(高)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 4대를 한국에 팔겠다는 의사를 지난 24일(현지시간)미 의회에 공식 통보했다.
그러나 ‘글로벌 호크’는 미국 국방부도 구매 취소를 검토할 정도로 가격이 비싼 데다, 우리나라가 협상을 시작한 지난 2005년 이 후 가격이 지나치게 급등해 무인정찰기 도입을 두고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기종의 판매가격은 2009년 4대에 3억700만 달러(약 4300억 원)였으나, 2011년 8억 달러(약 9000억 원)가량으로 급등했다. 그러나 이번에 미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이 밝힌 글로벌 호크 4대의 장비와 부품, 훈련, 군수지원 등을 포함한 판매가격은 총 12억 달러(약 1조3000억 원)로 한국 정부의 예상가 4000여억 원의 3배가 넘는다.
이와 관련해 26일 김종대 군사전문가(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는 CBS라디오 <김미화의 여러분>과의 인터뷰에서 “국방예산이 줄어드는 만큼 해외에 무기 판매를 더 촉진한다는 게 미 국방부의 정책”이라면서 미국은 이를 통해 “자국 군대에 공급하는 무인정찰기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 국방부는 “비단 무인정찰기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무기에 비싼 가격을 매겨 한국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편집장은 또 2015년까지 미국이 우리나라에 전시작전통제권을 이양하기 때문에 무인정찰기가 꼭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서 “자주국방계획 차원에서 무인정찰기는 필요한 무기임에는 틀림이 없다”면서도 가격이 비싼 데다, 과도한 성능의 글로벌 호크 도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 편집장은 가격이 급등한 글로벌 호크 도입의 실효성 문제에 대해서 “가격이 비싸고, 성능이 너무 과도하다”면서 “수백㎞에 불과한 한반도 전장을 감시하는 데 수천㎞의 감시·정찰 기능을 가진 글로벌 호크는 과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03년 참여정부 때는 무인정찰기가 이것(글로벌 호크)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새로운 무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면서 “미국을 비롯해 최근 영국에서도 새로운 개념의 무인정찰기가 나오고 있고, 우리 국방과학연구소도 중고도 무인기를 개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 정부 예상가에 3배가 넘는 글로벌 호크 도입은 재검토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종대 편집장은 무기도입이 정권의 업적으로 정치화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권의 업적으로 무기 도입이 되는 인식자체가 무기도입이 정치화 되는 것”이라면서 “이런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고 예산과 성능, 군사적 요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가의 이익이 뭔가 따져보고 국민들한테 상호 공개하는 식으로 사업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