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회수율 32.6% 그쳐.. 민물 유입 어획량 급감
이명박 정부가 2조6000여억원을 들여 개통한 경인아라뱃길(경인운하)이 애초 우려대로 비경제성과 환경 파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겨레>는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문병호 의원과 박상은 의원 등이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경인운하는 항만운영 수입이 거의 없으면서도 관리운영비 등으로 해마다 수백억 원을 지출해야 하는 ‘고질적인 적자 구조’를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또 운하 건설 뒤 예전에 없던 물고기 수십종이 새로 발견돼 생태계 교란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문병호 의원(인천 부평갑)은 수자원공사한테서 받은 ‘경인아라뱃길 건설투자비 및 회수내역’에서 “수자원공사는 2009년부터 경인운하 건설에 사업비 2조6759억원을 투자했으나 지난해 5월 개통 뒤 16개월이 지난 9월 말 현재 8727억원만 회수돼 투자비용 대비 회수율이 32.6%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회수된 8727억원 가운데 6924억원은 물류단지의 60%를 분양해 얻은 것으로, 향후 운영 수입으로 1조원 이상을 벌어들여야 한다.
하지만 정작 수자원공사의 항만운영 수입은 지난해 42억원, 올해 61억원 등 103억원에 그쳤다. 갑문과 주운수로 관리운영비는 수입의 2배가 넘는 210억원이 지출됐으며 정부는 경인운하 운영비 등으로 수자원공사에 연 900억원씩 2년 동안 1800억원을 이미 지원했다.
한편 운하의 생태계 교란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인천 중구·동구·옹진군)이 수자원공사로부터 받은 ‘통합 사후환경영향조사’ 통보서에 따르면, 운하 건설 뒤 인천갑문을 통해 해수가 유입됨에 따라 멸치, 빙어, 아귀 등 해양성 어류들과 대표적 생태교란종인 블루길 등 19종이 1년 사이 새롭게 출현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참붕어, 살치 등 담수어류는 감소했다.
또 민물 유입으로 경인운하 인근에서 잡히던 젓새우와 밴댕이, 꽃게 등 어획량이 줄어 어민들의 피해도 컸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투자비 회수는 40년 동안 운영을 통해 하므로 지금이 적은 게 아니다. 생태계 문제는 좀더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어떻게 이렇게 전부 하나같이 사기 칠 수 있는지, 국민 혈세만 낭비하고 책임자는 눌루랄라”(dnd****), “경인운하 빨리 막아야겠네”(gui****), “오늘도 아라뱃길에는 유람선 딸랑 하나 지나간다. 절벽밖에 없는 뱃길 따라 관광객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samp*******) 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