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계열사의 기업어음(CP)과 회사채에 투자한 피해자들이 대규모 집회를 열고 동양증권과 금융당국의 관리‧ 감독 부실을 강력 규탄했다.

동양채권자 비상대책위원회(가칭)와 전국에서 모인 개인투자자들 2000여명은 10일 오후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동양그룹의 부실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었던 금융감독원이 책임을 져야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정부에 “피해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과 동양사태를 일으킨 현재현 회장과, 이혜경 부회장 등 당사자들에 대한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 동양채권자 비상대책위원회(가칭)와 전국에서 모인 개인투자자 2000여명이 10일 오후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동양증권과 금융당국의 관리‧ 감독 부실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go발뉴스’

이날 이경섭 비대위원장은 “이번 사태는 동양그룹의 문제가 아니고, 정부가 나서서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라며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피해 시민에게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양그룹 계열사의 기업어음(CP)과 회사채에 투자한 피해자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한 여성 피해자는 “40년 동안 퇴직금을 모두 모아서 투자했는데 하루 아침에 거지가 됐다”며 “(동양사태가 터진) 이후 먹을 수가 없고, 잠을 잘 수가 없다. 박근혜 대통령님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2억2000만원을 동양증권 회사채에 투자한 한 여성은 “현재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서 안전하다는 말만 믿고 5년 동안 거래한 동양증권에 투자했다”며 “금감원은 이 상황을 미리 알았다면서 이렇게 기한을 연장해주면서 국민들의 가슴을 칼을 꽂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 ⓒ ‘go발뉴스’

피해자들은 동양그룹의 기업어음과 회사채 판매는 투자 위험에 대한 경고나 제대로 된 설명이 없었기 때문에 불완전판매가 아니라 사기라고 주장했다.

결혼자금 6000만원을 모두 투자한 김선옹 씨는 ‘go발뉴스’에 “9월6일 투자한 후에 유동성 위기가 있다고 해 매도를 요청했지만 동양증권 직원이 조금만 더 기다리라며 시간을 끌다 이 꼴이 됐다”고 분개했다.

특히 김씨는 “당시에는 법정관리 들어가도 원금은 보장될 거라고, 문제없다고 분명히 말하더니 상황이 심각해지니까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잡아떼더라”며 “동양증권 상부에서 고객들에게 무조건 모른다고 하라는 지침이 내려왔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김씨는 자신과 지점 담당자의 대화 녹취록을 보여주며 “(녹취록에는) 지점담당자가 법정관리가 들어가도 원금 보장해준다는 약속과 상품설명 안했다는 것, 그리고 중간에 매도를 요구했는데 응하지 않았고 법정관리 들어갈 때까지 가만히 놔두었다는 것을 지점 담당자가 인정한 내용이 들어있다”며 “이를 근거로 해당 지점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걸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림동에 온 김모씨도 “투자의 위험성을 알리는 문구가 서명할 당시에는 없었다”며 “나중에 서류를 요구할 때는 회사로부터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의 위험성 고지 받았다는 문구가 적혀있었다”고 설명했다.

▲ ⓒ ‘go발뉴스’

한편, 비대위는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정부의 피해에 대한 실질적 보상대책과 동양사태를 수수방관한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융감독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또한 법정관리 신청기업의 관리인 선임에 현 경영진을 배제하고 비대위 측 대표들의 참여도 함께 촉구했다.

이번 동양그룹 기업어음(CP)과 회사채,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등을 사들인 투자자는 5만명에 달하며, 이들이 투자한 금액은 1조700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