警, 국정원 댓글에 “크크크…자기가 달고 자기가 추천하네”

이상규 “경찰, 국정원 조직적 개입 알고 있었다”

국가정보원 불법 선거개입 의혹에 대해 경찰이 수사를 은폐·축소한 정황이 담긴 CCTV 영상이 추가 공개되며 파장이 일고 있다.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은 1일 서울경찰청 디지털증거분석실 CCTV(폐쇄회로) 화면 127시간 분량을 공개했다. 이 의원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증거분석관들은 국정원 직원이 올린 글에 대해 언급하며 찬반 표시와 댓글을 어떻게 달았는지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상규 의원은 증거분석관들의 대화를 통해 △야당에게 유리한 글 삭제 요청 △여당에 유리한 글과 야당에 불리한 글에는 댓글을 작성 △‘오늘의유머’ 베스트오브베스트에 등록되지 않도록 방해 혹은 반대 △직접 글을 올린 후 아이디를 바꿔 댓글 게시나 추천 등으로 나눠졌다고 분석했다.

한 분석관은 “MB까는 글이 있으면 삭제를 신고하네”라며 “여당 쪽에 좋지 않은 글쓴 애들 있지 걔네들 신고해서 다 삭제시키는 일 하고 있네”라고 말했고, 또 다른 분석관은 “다수의 아이디를 과연 얘 혼자 쓴거냐. 이게 전부 다 얘네 아이디면 돌려가며 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CCTV에는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가 사용한 닉네임 ‘숲속의참치’가 달았던 댓글에 대한 언급도 나온다. 김씨가 사용한 아이디는 ‘숲속의참치’, ‘진짜진짜라묜’, ‘토탈리콜’ 등 11개가 경찰 조사에서 밝혀진 바 있다.

ⓒ'민중의소리'
ⓒ'민중의소리'

지난해 12월 16일자 영상에서 한 분석관은 “‘숲속의참치’가 글을 쓰고 ‘진짜진짜라묜’이 추천해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분석관은 “크크크크크크”라며 웃었고, 또 다른 분석관들은 “완전 자기가 글 올리고 자기가 댓글 달고 추천 하네”, “사람이 할 짓이 아니에요”, “오타쿠 기질 있는 사람에겐 최고” 등의 대화를 나눴다.

이상규 의원은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국정원 직원들의 대선개입 증거는 뚜렷하다. 국정원의 단독플레이가 아닌 콘트롤타워가 따로 있다는 것”이라며 “새누리당 대선 캠프와의 연관성에 주목해 엄중한 조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경찰이 수사 분석 과정에서 이미 국정원의 개입부터 일개 직원의 단독 범행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음이 확인됐다”며 “경찰과 검찰의 디지털분석부터 (수사를) 다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CCTV 화면이 추가로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해당 사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는 언론에 비난 목소리를 높였다. 네티즌들은 “이 정도 증거까지 나왔으면 뭐 좀 언론 보도.. 아 XX”(worl******), “언론이 벙어리죠. 인터넷 발달로 이런 게 공유 안 되면 예전 민주화 운동 때 다른 지역에서 공비 내려오고 알았던 것처럼 다 속고 있을 것”(벌레***), “국정원 짓 하려고 그렇게 언론장악을 하려고 한 거구나..”(파란**),

“언론이 국내에는 다 XX이네요. 이런 중요한 범죄가 보도 안 된다는 건 언론이 탄압받고 있다는 겁니다. 누구의 눈치를 본다는 게 탄압이거든요”(벽에***), “저렇게 엄청난 조작과 음모가 명백하게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KBS, MBC, SBS와 같은 지상파 방송의 뉴스에 단 한번도 방송이 안 된다는 것은 성공적인 언론장악을 했다는 것”(Free*****) 등의 분노 글들이 잇따라 게시됐다.

한편, 이상규 의원은 지난달 25일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에서 ‘댓글이 삭제되고 있는 판에 잠이 와요 지금?’ 등의 대화가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하며 경찰이 국정원의 증거인멸을 방관한 수사를 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이성한 경찰청장은 “분석관들의 농담이었다”는 황당한 해명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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