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용 “인테리어 업체 ‘밥그릇 싸움’으로 외부에 공개돼”
삼성 이건희 회장이 855억 원에 달하는 새 보잉 737 전용기를 구매한 것이 알려져 ‘초호화 전용기 구설수’에 휘말렸다. 이같은 사실은 302억 원에 달하는 인테리어 공사를 둘러싸고 뉴질랜드업체들끼리 법정소송을 벌이면서 외부에 알려지게 됐다.
재미언론인 안치용 씨는 30일(현지시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삼성은 새 전용기 매입사실을 극비에 붙였으나 인테리어 업체들 간 ‘밥그릇 싸움’으로 전용기 매입은 물론 호화인테리어까지 모두 드러나고 말았다”며 이같은 사실을 전했다.
안씨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해 8월 보잉사로부터 737-700기종의 제트기를 매입,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아닌 경우 신탁회사명의로 항공기를 등록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웰스파고뱅크 노스웨스트 내쇼널 어소시에이션 트러스트와’와 신탁 계약을 맺고 이 회사 명의로 항공기를 등록했다.
안씨는 “이 전용기는 인테리어를 위해 지난해 9월 인테리어회사인 ‘알티튜드항공인테리어’에 입고 됐다”면서 “삼성은 10개월 일정으로 이 회사에 전용기 인테리어를 맡겼고 현재 인테리어가 거의 마무리돼 이달 중 모든 내장 공사가 끝날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인테리어 업체 간 법정소송 배경과 관련 안씨는 “삼성이 인테리어를 맡긴 회사는 ‘알티튜드항공인테리어’이지만 ‘아에로스페이스 디벌럽먼트’라는 회사가 삼성 전용기 인테리어를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약속하고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알티튜드를 상대로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소송을 제기, 지난해부터 소송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소송에서 삼성의 인테리어 공사비 내역 등이 밝혀지면서 삼성은 전혀 뜻하지 않게 초호화전용기 구설수에 올랐고, 뉴질랜드 언론도 이를 관심 있게 보도하면서 3천4백만 달러에 달하는 인테리어비용 등이 뜨거운 관심사로 떠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전용기 가격은 사양에 따라 달라지지만 보잉사가 자체웹사이트에 공개한 보잉 747-700기종의 지난해 인도가격은 7480만 달러다.
결국 삼성은 이건희 회장 새 전용기에 비행기가격과 인테리어비용을 합쳐 모두 1150억 원 상당, 약 1억 달러를 투입한 셈이다. 그러나 이 비용에는 추가로 정착한 연료탱크비용은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전체 비용은 조금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씨는 이같은 내용을 전하면서 “뉴질랜드법원의 재판관련 서류에는 삼성이 알티튜드사와 인테리어계약을 체결하기까지의 과정이 시기별로 상세하게 정리돼 있어 삼성이 총수의 전용기를 수년에 걸쳐 얼마나 치밀하게 준비하는지를 알 수 있게 했다”고 덧붙였다.
안씨는 이를 대통령 전용기와 비교하며 “대한항공에서 임차한 대통령 전용기는 2001년 제작된 것으로 기령 9년차 때인 2010년 정부가 장기임대계약을 체결했고, 현재 나이는 12살”이라면서 “이에 반해 삼성은 총수의 안전을 위해 약 6년마다 전용기를 교체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삼성전용기 운용회사인 삼성테크윈이 금융감독위원회에 보고한 사업보고서에서 보유항공기의 내용연수를 6년에서 13년으로 규정, 총수 전용기를 6년마다 교체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두고 있다.
따라서 삼성은 대략 6년에 한번씩 이건희 회장 전용기를 교체하며, 이번에 구입한 N705JM도 인테리어가 끝나면 국내로 들여와 등록을 마친 뒤 이회장의 새 전용기로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백만장자의 전용기 인테리어 등은 고객비밀엄수 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이 업계 철칙이다. 계약서상에도 그 같은 점이 명시돼 있기 때문에 초호화 전용기 구설수에 오른 삼성이 알티튜드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