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총선, 전국이 강서구청장 선거판 될 것”…홍준표 “메뚜기도 한철인데”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에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전 사무총장이 내정된 것에 대해 2일 “검찰 명단을 받아 공천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전 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대통령 명령에 잘 복종해서 검찰 출신 30여 명의 명단을 받아서 공천하려는 것 아니냐”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최고위원회를 열고 인재영입위원장에 이철규 전 사무총장을 임명했다. 이 전 총장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지난달 14일 물러났다. 그러나 보름여 만에 내년 총선 실무를 총괄할 핵심 당직에 복귀한 것이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측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이철규 전 총장은 지난 8월 국민의힘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배를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승선 못 한다”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국민의힘 비윤계 인사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준석 전 대표는 SNS를 통해 “임명직 당직자 사퇴한다더니 다시 슬그머니 한 달도 안 되어 들어오는 걸 보니 사람이 없군, 먹고살 만해졌나 생각하나 보군, 역시 노답”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잘 준비해서 여당 프리미엄으로 꽃가루를 날리고 폭죽을 터트려도 모자랄 판에 고춧가루를 날리고 있다”며 “오늘 인선 보고 대부분 그저 오만과 편견에 갇혀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웅 의원은 이철규 전 총장의 ‘배 침몰’ 발언을 상기시키며 “심기에 거슬리면 같은 당 의원도 내쫓겠다고 겁박하는 이철규 의원이 과연 어떤 인사를 영입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결국 시키는 대로만 하는 윤심 100% 인사만 영입하겠다는 것”이라며 “혁신위는 통합을 외치면서 인재영입은 친윤감별사에 맡긴다면 둘 중 하나는 거짓이란 뜻”이라고 비판했다.
또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이철규 의원을 보름만에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올린다는 것은 유권자를 우롱하는 것”이라며 “내년 총선은 전국이 강서구청장 선거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징계 처분이 취소된 홍준표 대구시장은 “과하지욕(跨下之辱, 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의 수모는 잊지 않는다”고 적었다.
이어 “오늘이 영원한 줄 알지만 메뚜기 톡톡 튀어야 한철인 줄 모르고 하루살이는 내일이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며 “하기사 시한부인 줄 모르고 사는 게 좋을 수도 있지만”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이날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1호 ‘대사면’ 안건을 수용해 이준석 전 대표, 홍준표 시장, 김재원 전 최고위원, 김철근 전 당대표 정무실장에 대한 징계를 취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