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15일차 단식을 진행중인 가운데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의원총회를 마친 후 이 대표를 찾아와 단식 중단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단식농성 15일 차를 맞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 장소를 당대표실로 옮긴 이유에 대해 우원식 의원은 “목숨을 걸겠다는 각오를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우 의원은 14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2주 단식이라는 건 정말 극단적인 상황이고 정말 기력이 쇠약해지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단식 중단, 출구 전략’과 관련해 그는 “명분이라는 건 서로 만드는 것”이라며 “정치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대화와 타협인데, 대화와 타협이 꽉 막혀 있기 때문에 지금 야당 대표가 1년 반이 돼가는데 용산에서 한 번도 만나지를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야당 대표가 이런 정도의 단식을 하면 지금까지는 여당에서 찾아가서 위로도 하고 단식 중단도 요청하면서 서로 명분을 만들어가고 대화와 국면을 열어갔다”며 그런데 “오히려 조롱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정치에 몸담고 있으면서 보는데, 국정을 책임지고 난국을 풀어나가야 될 집권 여당의 인식과 태도가 어찌 이렇게 옹졸하고 천박하냐”고 힐난했다.

우 의원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이재명 대표를 찾아오지 않는 이유에 대해 “아마 용산에서 그렇게 얘기하는가 보다”며 “국민의힘이 용산 출장소인가? 정말 옹졸하고 천박하기 그지없다”고 비난했다.

이날 오전 김기현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 건강이 악화된다고 한다. 이 대표를 진단한 의료진도 단식 중단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고 전해진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 대표께서는 건강을 해치는 단식을 중단하시기를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전했다.

다만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가 단식 중인 이 대표를 만날 계획이 있나’라는 질문에 “아직까지 계획 없다”고 답했다.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기현 대표. <사진제공=뉴시스>

한편, 전날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이재명 대표를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우려를 전했다.

노 전 실장은 국회 본청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이 대표를 만나 “단식이 길어지니까 문 전 대통령께서 아주 깊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이) 정치가 실종되고 통합보다 국민 분열이 횡행하고, 국익이나 민생보다 이념이 우선시되는 이러한 상황에서 당 대표의 건강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엄중한 상황에 대처하려면 빨리 단식을 중단하시고 건강을 회복하셔야 한다고 (문 전 대통령이)말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MBC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서 “이 대표 단식이 보름째 접어든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은 노영민 비서실장을 보내 그러한 표현을 했지만, 수일 내로 문 대통령이 직접 상경, 단식을 만류하는 모습을 갖춰주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여당을 겨냥해 “과거 역대 군사정권에서도 야당 총재 대표가 단식을 하면서 이렇게 몰인정하지 않았다”고 질타하고는 “윤석열 정권에서는 인간미도 인간관계도 실종됐다. 사람이 할 짓을 하고 있는가 이런 생각을 갖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