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채수근 상병 사망사건’ 수사와 관련해 대통령실 개입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MBC 스트레이트가 관련 정황이 담긴 문건을 입수해 보도했다.

27일 MBC 스트레이트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결재 번복을) 정말 혼자 결정한 건지 아니면 그 사이에 누군가의 압력이나 지시가 있었던 건지 그 점이 바로 이 사건의 핵심”이라 짚고는 “그 사이에 벌어진 일을 짐작해볼 수 있는 중요한 내용이 담긴 문건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진행 경과>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장관이 결재를 번복한 그날 오전, ‘대통령실’에서 있었던 일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진행 경과> 문건은 해병대 수사단장이었던 박정훈 대령이 외압 의혹을 폭로한 뒤, 이 사건 수사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었고 8월11일 언론에 배포됐다.

스트레이트는 내용은 거의 똑같은데 두 군데가 다른 “비슷한 제목의 또 다른 문건을 하나 더 입수했다”면서 “언론에 공개한 문건에는 없는, 대통령실 관련 내용이 더 들어 있다”고 했다.

MBC는 “문건에는 이종섭 장관이 자신의 결정을 뒤집기 직전인 7월31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회의를 주재했다고 돼 있다”며 “이 회의에서 안보실 참모가 ‘사단장 등 8명을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할 예정’이라고 보고하자, 윤석열 대통령이 크게 화를 냈”고, 이어 “국방부 장관을 연결하라고 한 뒤,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게 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고 질책했다고 돼 있다”고 전했다. 이런 내용은 박정훈 대령이 해병대 사령관으로부터 전해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 <이미지 출처=MBC '스트레이트' 방송 영상 캡처>

MBC는 문건에는 “대통령실 질책으로 국방부가 어떻게든 사단장을 빼야 하는데, 직접적으로 말은 못하고 에둘러 압박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도 더 담겨 있다며 “문건에 따르면, 국방부 장관이 혼자 번복한 게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의 질책을 받고 결정을 뒤집은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 <이미지 출처=MBC '스트레이트' 방송 영상 캡처>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해당 문건의 작성자에 대해 MBC는 “문건 작성 과정을 잘 아는 익명의 취재원은 박 대령의 군 선배가 수사를 받게 된 박 대령을 돕기 위해 사건 초기 작성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며 “하지만 이후 언론에 공개할 때는, 부담을 느꼈는지 대통령 관련 부분을 뺀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질책했다는 문건의 내용과 관련해 이종섭 장관은 대통령실이나 안보실의 지시나 압력이 없었다고 주장했고,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은 그런 말을 들은 적 없다고 스트레이트에 답변했다.

MBC는 “대통령 주재 회의가 있었는지, 대통령이 문건에 나온 대로 국방부장관과 통화했는지 현재로서는 진실이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대통령실의 개입 의혹은 처음 나온 게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8일 이 같은 내용의 MBC 스트레이트 보도를 언급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관련 회의가 있었는지, 화내면서 사단장 책임을 묻는 것을 두고 질책을 한 게 사실인지 반드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은 (해당) 사안에 대해 진실을 규명해야 할 사람”이라 강조하고는 “국민들은 화를 내는 상황에서 국민정서와 상반된 대통령의 태도를 보고 국민들이 얼마나 절망하고 탄식하실지 참 답답하다. 반드시 진상을 밝혀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