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특혜 의혹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조상들 무덤이 있는 땅을 개발하겠냐’는 논리를 폈지만, ‘김건희 일가’가 수년에 걸쳐 해당 토지의 지목을 변경하고 등록전환을 하는 등 개발을 준비해온 정황이 드러났다.

▲ <이미지 출처=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영상 캡처>

9일 CBS노컷뉴스 보도를 종합하면, 김건희 씨가 모친 등 가족들과 함께 공동 소유하고 있는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 병산리 일대 토지는 약2만663m²(6855평)에 달한다. 이는 1987년 협의 분할에 의해 상속받은 땅들로, 김건희 일가는 땅을 상속받은 후 2003년과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등록전환’을 진행한다.

등록전환을 하게 되면 기존 주소인 ‘경기도 양평군 병산리 산OOO번지’에서 ‘산’이 사라지고 ‘경기도 양평군 병산리 XXX번지’로 주소지가 바뀐다. 이는 개발행위가 제한돼 있는 땅에서 개발이 가능한 땅으로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등록전환을 땅 개발을 위한 준비작업으로 보기도 한다고 노컷은 전했다.

김건희 일가는 등록전환 후 토지를 여러 필지로 분할한 뒤 토지의 용도를 변경하는 ‘지목변경’ 작업을 시작하는데, 2003년 9월 약 1100㎡(332평)의 토지가 임야에서 ‘대지’로 바뀌었고, 2008년 2월엔 약 2364㎡(715평)의 토지가 임야에서 ‘창고용지’로 변경됐다. 또 임야 약 1006㎡(304평)는 ‘도로’로 변경됐다는 게 매체의 설명이다.

노컷은 “등록전환·필지분할·지목변경은 전형적인 부동산 개발을 위한 준비작업”으로 “이 같은 작업이 주로 이뤄진 2008년 당시 양평군수는 국민의힘 김선교 전 의원(경기 여주·양평)이었다”고 덧붙였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이 갑자기 ‘김건희 일가’ 땅 쪽으로 바뀌어 특혜 의혹이 거세지자 김선교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이자 김건희 씨의 모친인 최은순 씨를 본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은 윤 대통령 당선 당시 친분을 과시하며 “(윤 대통령이) 장모님 때문에 김선교가 고생한다는 걸 잘 안다”, “허가를 이렇게 잘 내주고” 등의 발언을 한 바 있다.

▲ <이미지 출처=2022년 9월1일자 MBC 보도 영상 캡처>

한편, 부동산업자들은 ‘김건희 일가’가 운영하는 부동산 개발회사 ESI&D가 소유한 강상면 병산리 일대 땅 3필지(1만895㎡·3295평)도 종점 변경 시 전원 주택단지 개발 등 호재를 누릴 것으로 전망했다. 해당 임야 토지는 2010년 9월 김건희 씨 오빠가 매매한 후, 2017년 1월 가족회사 ESI&D가 다시 법인 매매했다.

10일 한겨레는 “해당 토지들은 현재 ‘보전관리지역’이지만 과거 아파트 등 주택단지 개발 바람이 불기도 했다”고 전했다.

강상면 부동산 중개업자 A씨는 한겨레에 “해당 토지들은 현재 시세가 평당 70만~100만원 사이인데, 토목공사에 들어가게 되면 평당 150만원까지도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