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천 전 국군기무사령관이 보석으로 석방되자 시민단체가 한동훈 법무부장관과 검찰을 향해 “계엄문건 수사가 왜 지지부진한지 국민 앞에 소상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군인권센터는 28일 입장문을 내고 “검찰의 수사를 피해 5년 간 국외로 도피, 도주 생활을 이어오다 체포된 조 전 사령관은 현재 정치관여,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 되어있고, 내란예비음모죄, 반란예비음모죄로 수사를 받고 있다. 구속기소된 사건은 아직 본격적인 재판에 들어가지도 않았고, 계엄문건 관련 수사는 진행이 되고 있는지도 알기 어렵다. 그런 와중에 법원은 보석까지 허가해 조 전 사령관을 석방해주고 말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 박근혜 정부 당시 계엄령 문건 작성 의혹 핵심 인물인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해외 도피 6년만인 지난 3월29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 검찰에 체포돼 이송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군인권센터는 “(법원의) 석방 결정으로 인해 조현천은 옛 부하들을 만나고 다니며 입을 맞추고 증거를 인멸할 좋은 환경을 갖추게 되었다”며 “근본적으로 이 사태를 야기한 것은 검찰”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신병 확보 이후로 3개월이 지나도록 계엄문건 사건 수사는 제자리 걸음이다. 이미 2018년에 광범위한 수사를 진행했던 검찰”이라 꼬집고는 “조현천만 잡아오면 퍼즐을 맞춰 계엄 문건을 내란음모죄로 엄단할 수 있을 것처럼 이야기했던 것도 검찰”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당시 검찰을 이끌던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이라며 “앉은 자리가 바뀌고, 처한 위치가 달라지니 법적인 판단도 달라진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군인권센터는 “윤석열 정부의 눈에는 평화롭게 집회하는 시민들을 상대로 군대 투입을 검토하고, 국회 해산과 방송국 장악 계획을 담은 문건이 통상적인 비상사태 대비 계획쯤으로 보이는 것이냐”며 “조현천이 윤석열 정부, 법무부와 짜고 기획 입국했다는 일각의 우려가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현천 수사의 본류는 계엄문건 작성에 따른 내란예비음모죄 사건”이라 강조하고는 “검찰은 곁가지 수사로 변죽을 울리지 말고 내란예비음모죄로 조현천을 다시 구속기소하라”며 “이대로 흐지부지 사건을 마무리한다면 대통령과 정부는 헌정질서 수호의 의무를 방기하는 것이나 다름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