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방류 ‘임박’…이준구 교수 “日, 왜 농업용수로 안쓰나”

“‘괴담 믿지말고 과학 믿으라’ 입버릇처럼 말하는 우리 정부, 日대변인 같아”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류 방침에 대해 “정말 깨끗하다면 공업‧농업용수로 먼저 활용됐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준구 교수는 25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오염수가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깨끗하다면 육상에서 식수 이외의 용도로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그렇게 깨끗하고 안전한데 주변국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구태여 바다에 버리는 방법만을 고집하는 이유가 과연 무엇인가”라며 “듣기에는 일본 안에서도 오염수를 육상에 저장해 놓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음용까지 가능할 정도로 깨끗한 물이라면 공업용수로는 물론 농업용수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깨끗한 물이라고 말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활용할 생각을 하지 않고 바다에 몽땅 내버리겠다고 하는 것은 자가당착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주변국들이 해양방류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육상에서 활용할 방안을 우선적으로 찾지 않은 것은 매우 무책임한 태도”라고 일본 정부를 비판했다. 

아울러 “내가 더욱 납득할 수 없는 것은 이런 무책임한 일본 정부를 감싸고도는 우리 정부의 태도”라고 직격했다. 

국민 80%가 반대하는 여론조사를 짚으며 이 교수는 “국민을 대표하는 정부라면 국민의 우려를 고려해 일본 정부에 대해 일단 강력한 브레이크를 걸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이 교수는 “요즈음 우리 정부가 취하는 행동을 보면 마치 일본 정부의 대변인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라며 “우리에게 괴담을 믿지 말고 과학을 믿으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고 있는데, 그 말은 일본 정부가 할 말이지 우리 정부가 할 말은 아니지 않는가”라고 했다. 

이 교수는 “일본 정부나 일본 사람들이 우리 정부의 이런 저자세에 대해 고마워하거나 존경하고 있을 것 같지도 않다”며 “그들은 우리 정부가 국내에서 벌이는 이전투구를 흐뭇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을 게 분명하다”고 씁쓸해했다. 

향후 양상에 대해 이 교수는 “우리 정부가 어떤 태도를 취하든 일본 정부는 멀지 않은 장래에 오염수의 해상방류를 강행할 것이 너무나도 분명하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렇다면 우리 정부가 의연한 자세로 해상방류에 따르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성의 있는 대응을 기다리는 것이 훨씬 더 보기 좋은 그림 아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만에 하나라도 오염수의 해양방류가 미래의 어느 한 시점에서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는 것으로 드러난다면 당연히 일본 정부가 이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며 “우리 정부는 이 점을 명확하게 지적해 일본 정부의 책임 있는 행동을 엄중하게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를 위한 해저터널 공사가 이번주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후쿠시마주오테레비 보도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25일 오전부터 해저터널을 파는 데 사용한 중장비를 철거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파도가 높아 중지했다가 26일 작업을 재개했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설비를 최종 확인하는 검사를 28일 시작할 방침이다. 해당 검사가 끝나면 준비 절차는 사실상 마무리된다. 이후 조만간 공개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고서에서 별다른 문제점이 나오지 않으면 올여름 방류를 강행할 계획이다.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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