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공천개입’ 의혹이 ‘태영호 징계’ 여부로, 논란의 핵심이 이동하고 있는 데 대해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국민의힘은) 그걸로 국면전환을 잘 시키지 않느냐”며 야당이 더 세게 이 문제를 가지고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원장은 9일 유튜브방송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태영호 녹취록 파문은) 박정희·전두환 군사독재정권 때 대통령비서실이나 경호실에서 국회의원 데려다가 쪼이트 까고 맘대로 했던 그 잔재가 지금 (윤석열) 대통령실에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전날 태영호·김재원 최고위원에 대한 중징계를 매듭지을 예정이었으나, 추가 사실관계 확인을 이유로 10일 징계 수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오마이는 윤리위가 ‘대통령실 공천개입’ 의혹 파장을 고려해 “중징계보다는 ‘자진 사퇴’로 해결하자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두 최고위원이 사퇴할 경우 징계 수위를 줄여주겠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 <이미지 출처='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 영상 캡처>

관련해 박지원 전 원장은 대통령실이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태영호 의원에 대한 징계를 못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진복 수석이 관계되어 있지 않나. (징계를 내리면 사실관계를 밝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 원장은 또 “태영호 의원을 징계한다는 것은 면죄부를 준다는 것”이라 지적하고는 “민주당 돈봉투 녹음은 본인 녹음이 나왔으니까 사실이고, 공천개입은 본인 녹음이 나왔는데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문하고는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검찰이 인지 수사를 하건, 검찰이 반드시 수사를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태영호 의원 징계하면(면죄부를 준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왜 나는 2년 징역을 갔나’(라고 하면서) 억울해서 땅을 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겨레는 같은 날 “용산발 ‘공천개입’ 녹음파일, 고발 없으면 수사 안 하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해당 논란의 핵심인 ‘공천개입’ 사안 자체의 파장은 당사자들 부인으로 잦아드는 모양새”라고 현 흐름을 짚었다.

매체는 “수사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하면서 “공직선거법은 법 위반 행위가 있다고 인정되면 검사·경찰이 신속·공정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거 사건 수사 경험이 많은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해당 조항이 수사기관을 실질적으로 구속하지는 않는 편’이라며 ‘선거 사건은 수사 착수만으로도 정치권 공격을 받을 수 있어 금전 거래 등 확실한 정황 없이는 자체 수사에는 잘 나서지 않는다. 고소·고발이 있어야 수사에 착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사실관계가 맞는지, 예비 음모에 그쳤는지 아닌지 밝히는 게 수사’”라며 “‘수사를 해봐야 진상 규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