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12일 브리핑을 통해 “오늘 오전 국회에서 정부로 국무위원 이상민 해임건의문이 통지됐다”며 “해임 문제는 진상이 명확히 가려진 후에 판단할 문제라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가려내는 것이 유가족에 대한 최대의 배려이자 보호”라며 “어떤 것도 이보다 앞설 수 없다”고 했다.

▲ 지난달 11일 아세안 및 G20 정상회의 참석 등 동남아 순방을 위해 출국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전날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상민 장관의 해임안이 수용되지 않으면, 즉각 탄핵안을 발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상민 해임건의안’이 가결되자, 김 의원은 SNS에 “국회가 이상민 장관 해임을 결의한 것은 윤석열 정부가 모욕한 민주주의를 되찾고 나라를 정상으로 돌려놓기 위한 국회의 책무였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썼다.

김 의원은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며 “국민의 안타까운 죽음을 슬퍼하지 못하도록 막고, 희생자와 유가족을 혐오하는 댓글이 난무하는 비정한 나라로 만든 책임을 장관 해임 수준으로 끝낼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만약 대통령이 해임안을 거부한다면 민주당은 신속하게 탄핵 발의를 해서 이상민 장관을 법의 엄중한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두관 의원은 “대통령은 이상민 장관을 해임하면 총선 전에 대통령의 통치 기반이 무너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 같다. 하지만 거꾸로 이상민을 해임하지 않으면 바로 레임덕이 올 것”이라며 “이상민은 정권 보위의 호위무사가 아니라 정권 몰락의 십상시가 되었다는 것을 반드시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정권 초기 박진 외교장관 해임에 실패했다. 또다시 칼을 뺐다 다시 칼집에 집어넣는 어리석음을 반복하면 안 된다”고 지적하고는 “이번에는 반드시 본때를 보여야 한다. 대통령이 해임건의안을 받지 않으면 즉각 탄핵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 이것이 169석을 맡긴 국민에 대한 의무이자 민생을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은 대통령실이 ‘이상민 해임건의안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윤석열 대통령의 직접 답변을 요구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추후 대응책을 묻는 질문에 “해임건의안은 (대통령의 직접) 답변조차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수용을 촉구하면서 직접 답변을 요구하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며 “탄핵 소추안 (발의)은 당면한 예산안 처리를 진행한 후 고민이 있을 줄로 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