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탈리아도 총리 사임, 경제 문제”…尹 “1% 나와도 文정부 바로잡을 것”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30.4%까지 하락한 것에 대해 22일 “30% 턱걸이인데 만약 무너진다면 굉장히 큰 문제”라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취임한 지 70일 정도 됐는데 벌써 레임덕이라고 하는 것은 문제”라며 이같이 우려했다.
또 8·15 광복절을 맞아 이명박 전 대통령 등의 특별사면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MB를 사면하면 61.2%가 반대하는 국민 여론이 대통령 지지도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 고심이 클 것”이라고 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9~20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30.4%(‘잘하고 있다’ 20.3%, ‘다소 잘하고 있다’ 10.1%)로 나타났다.
부정평가는 67.2%(‘잘못하고 있다’ 59.9%, ‘다소 잘못하고 있다’ 7.3%)로 2배 이상 높았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2.4%였다.
‘윤석열 정부를 전임 문재인 정부와 비교할 때 어느 정부에 더 높은 점수를 주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7.8%가 ‘문재인 정부가 낫다’고 응답했다. ‘윤석열 정부가 낫다’는 응답은 32.8%였고 ‘잘 모르겠다’는 9.4%였다.
MB 사면에 대해선 61.2%가 반대했다. 찬성하는 의견은 33.1%였고 ‘잘 모르겠다’는 5.7%였다.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선 65.0%가 사면에 찬성했다. 반대는 29.8%였고 ‘잘 모르겠다’는 5.2%였다.
(이번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4.8%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같이 지지율이 20%대 직전까지 추락한 것에 대해 박 전 원장은 “윤 대통령이 정책적으로 큰 잘못도 없다”며 결국은 “경제, 물가 문제”라고 했다.
박 전 원장은 “경제, 물가가 무척 어려운데 거기에 치중하지 않고 사정으로 가겠다는 것이 굉장히 국민들을 자극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세계 상황에 대해 “영국도 총리가 물러났고 오늘 아침 이탈리아도 총리가 물러났다”며 “얼마 전 취임한 독일도 굉장히 어렵다, 미국도 오늘 바이든 대통령이 불행하게도 코로나 확진이 됐지만 지지도도 형편없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박 전 원장은 “전부 경제, 물가(문제 때문)”라며 “그런데 윤 대통령이 사정은 짧고 간단하게 하고 경제, 물가로 가야 하는데 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전 원장은 “권성동 국민의힘 대행도 입만 벌리면 민주당을 공격하고 어제 윤 대통령도 박홍근 제1야당 원내대표가 한 얘기를 ‘무슨 (일개) 정치인이’ 하면서 깔아뭉개지 않았냐”며 출근길 발언을 언급했다.
그는 “권성동 원내대표도 교섭단체 연설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16번, 민주당을 12번 거론하면서 비난했다”며 “그러면 민주당이 협치할 생각이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우리는 앞으로 이렇게 하겠다’는 대안과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며 “이런 것들을 총체적으로 윤 대통령이나 국민의힘이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사정정국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0일 동아일보의 <지지율 하락에 尹 “원인 잘 알면 어느 정부나 잘 해결했겠죠”>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지율 0%, 1%가 나와도 바로잡아야 할 것을 제대로 바로잡고 싶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 대통령실 및 정부 관계자가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북한 어민 강제 북송 사건, 탈원전, 공무원 증원, 퍼주기로 인한 국가 부채 등 문재인 정부의 문제 사례를 열거한 뒤 이같이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를 바로잡으려면 반대 세력의 반발이 있겠지만 그대로 놔두고 갈 수는 없지 않느냐. 바르게 바로잡아야 한다”했다. 그는 “이를 바로잡는 것은 꼭 누구를 징계하는 차원이 아니라 비정상을 정상화시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참석자들은 “대통령이 지지율에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그만큼 현재 자신의 소명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