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국가기밀 관여 일 맡겼다고 자복…이해충돌 운운, 고액후원 제발 저린 것”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나토 정상회의 순방 일정에 동행한 이원모 인사비서관의 배우자 신모씨와 관련 대통령실의 해명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6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신 씨는 전체 일정을 기획하고 지원한 것으로, 김건희 여사를 수행하거나 김 여사 일정으로 간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 일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나’란 질문에 관계자는 “그렇지 않다”며 “기획에는 참여했지만 많은 분들이 수행을 자꾸 얘기하는데 한차례도 수행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MBN에 따르면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김건희 여사의 지난달 28일 마드리드 한국문화원 방문 일정 하나만 관여했다고 전했다.
스페인 순방에 동행한 핵심관계자는 “신 씨가 문화원에 사전에 가서 (김건희 여사가) 어떤 구도로 대화를 나누고, 문화원은 어떤 일을 했고, 어떤 발언을 해야 좋을지를 브리핑했다, 이 일정만 관여 했다”고 말했다.
관련해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대통령실에서)수행하지 않고 행사를 기획했다고 강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게 더 문제라고 본다”며 “수행은 노출이라도 되는데 기획은 노출도 안 되고 일단 대통령 부부의 동선을 다 꿰차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자체가 엄청난 국가기밀”이라고 중대성을 짚었다.
또 “행사의 성격, 어떤 주제가 논의될 지, 어떤 메시지가 나갈 건지 미리 다 알아야 한다”며 “거기에 맞는 복장이나 의전을 다 하려면 행사를 다 알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의원은 “그게 훨씬 더 심각하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그분한테 비취(비밀취급)인가증이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관용여권 여부나 비용 처리, 이해충돌 문제 등은 지엽말단적인 것이라며 “문제의 본질은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은 등급이 굉장히 높은 비밀에 속하는데 깊숙이 관여하는 일을 맡겼다는 것을 자복한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도 같은 방송에 출연해 “대단히 심각한 보안유출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탁 전 비서관은 “사전답사는 대통령이 갈 수 있는 여러 현장들을 다 살펴보는 것”이라며 “다른 어떤 것보다 보안이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 민간인 신분의 사람이 대통령의 일정을 적어도 한 달 전, 혹은 몇 주 전에 이미 다 알고 있었다는 것은 대단히 심각한 보안유출”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원모 인사비서관의 부인인 신 씨의 채용을 검토하다가 이해충돌 등을 우려해 중단했다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대해 조응천 의원은 “제발 저린 것”이라고 했다.
조 의원은 “대선 예비후보 때 1천만 원씩 후원도 하고 대통령이 아버지하고 잘 알고 있고 그런 것들 때문에 먼저 발이 저린 게겠죠”라고 말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신 씨 일가는 대선 경선 후보 시절 윤 대통령에게 고액을 후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윤석열 국민의힘 경선후보의 고액기부자 명단에 따르면 2021년 7월 26일 신 씨와 신 씨의 어머니 전모씨는 각각 1,000만 원씩, 2000만 원을 후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