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고환율·고유가·고물가’ 서민경제 죽겠는데 대기업 감세가 시기적절한가”
윤석열 대통령이 물가 상승과 주가 폭락 등 경제 위기 상황과 관련 16일 “위기에 처할수록 민간과 시장 주도로 우리 경제의 체질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정책 방향 발표’ 회의 모두 발언에서 “그렇지 않으면 복합 위기를 극복해 나가기가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금 우리 경제가 직면한 국내외 여건이 매우 엄중하다”며 “미국 미 연준에서 우리가 예상하던 것의 2~3배의 금리 인상을 또 단행해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고물가)의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당면한 민생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 경제를 비약적으로 성장시켜 고질적인 저성장과 양극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민간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국민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정부 역량을 결집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는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또 1세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공시가 11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려 세부담을 낮춰주기로 했다. 아울러 가업을 승계하는 경우 상속세 납부를 유예해주는 제도도 신설한다.
이에 대해 최경영 KBS 기자는 “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가 엄습했다고 스스로 진단하면서 비약적 고성장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극복하겠다고?”라고 반문했다.
최 기자는 SNS에서 “탄수화물을 충분히 섭취한 후에도 내 몸을 완벽히 다이어트할 수 있다와 비슷하게 들린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상당기간 물가상승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높을 때”를 말한다. 예를 들어 물가상승률이 5%인데, 경제성장률이 2%라면 국민의 실질 소득은 줄어드니 물가를 먼저 잡아야 한다고 최 기자는 설명했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고 그러면 경기가 둔화된다. 경제성장률이 감소하지만 선진국 대부분은 이런 기조라며 최 기자는 “경제성장은 좀 희생하더라도 물가상승을 억제하는 방향”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 발표를 지적하며 최 기자는 “윤 대통령은 고성장을 해서 저성장을 막고, 스태그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도 막겠다는 것”인데 “이게 정말 양립 가능한가”라고 반문했다.
그런가 하면 법인세 인하에 대해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민경제는 죽겠는데, 대기업에 대한 법인세를 낮추는 것이 시기적절한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고환율·고유가에 이어 식용유, 곡물 가격 인상 등의 고물가까지 서민경제는 죽겠는데”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또 “감세 정책의 효과도 확인된 게 없다”면서 “MB 정권 때 낙수효과는 없었다, 시행 첫해에는 연간 경제성장률이 오히려 0.8% 추락했다”고 되짚었다.
박 의원은 “사립학교가 많은 적립금을 쌓아놓고도, 장학금을 크게 늘렸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며 “이처럼 대기업이 천문학적 유보금으로 대규모 일자리 창출이나, 사회적 책무를 다 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했다.
미국의 경우에도 “트럼프 행정부도 법인세율을 대폭 낮췄지만,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늘어난 여유자금은 자사주 매입과 배당 잔치에 쓰였다”고 했다.
이어 박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이명박근혜 정권의 실패한 조세정책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면서 “지금은 불공정한 세제를 개편해 조세 형평성을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