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산마을 주민 “이웃사촌 대통령 못 지켜주는 마음 더 아파”

극우 유튜버 ‘확성기 욕설 집회’ 도 넘어…文측 “정부와 치안 당국 단호한 대응” 요청

문재인 전 대통령 측이 양산 평산마을 사저 앞에서 극우 유튜버들이 연일 ‘확성기 욕설 집회’를 벌이고 있는 상황을 언론에 공개하며, 정부와 치안 당국의 단호한 대응을 요청했다.

문 전 대통령 비서실은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평온했던 마을이 고성과 욕설이 난무하는 현장이 되었다”며 “마을 어르신들은 매일같이 확성기 소음과 원색적인 욕설에 시달리며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주민들의 일상이 파괴되는 것은 물론, 건강한 삶마저 위협받는 그야말로 생존의 문제가 되었다”며 “더는 좌시할 수 없는 상황”임을 밝혔다.

그리고 극우 유튜버들의 ‘확성기 욕설 집회’ 영상 일부를 공개한 데 대해 “집회·시위의 외피를 쓰고 매일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반이성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알림으로써, 이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 정면으로 다뤄지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막무가내식 저주와 욕설로 선량한 주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음에도 공권력은 왜 무기력해야만 하는지, 마을주민들의 사생활 보호와 행복추구권은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이와 같은 반이성적 행위를 원천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해 실천적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 내외는 마을 주민과 함께 피해 당사자로서 엄중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조치를 취하고 있음도 알려드린다”고 덧붙였다. 

▲ 지난 24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주민 40여 명이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 도로에서 극우단체가 진행하는 집회현장을 찾아 소음으로 인한 생활 불편을 호소하며 강력 항의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 지난 24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주민 40여 명이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 도로에서 극우단체가 진행하는 집회현장을 찾아 소음으로 인한 생활 불편을 호소하며 강력 항의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관련해 양산 평산마을 주민 신한균(도예가)씨는 3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극우 유튜버들의 ‘확성기 욕설 집회’로 인한 소음이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전하며 “소음보다 더 괴로운 건 욕 소리”라고 했다.

그는 “그 욕은 방송에서 표현할 수 없는 욕들”이라며 “새벽부터 밤새 확성기를 통해 우리 평산마을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전했다.

마을주민들의 피해 상황에 대해 신 씨는 “정신과 치료를 받는 분들도 있다”면서 “그분들은 평생 조용한 곳에서 살았다. (소음 정도를) 도시 기준으로 보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는 건물과 건물 사이에 막혀라도 있지 않나. 여기는 그냥 뻥 뚫려있다. 논밭 위로 바로 집”이라며 “그 소리에 대한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토로했다.

진행자인 김어준 씨가 “하필이면 그 동네로 이사 온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도 있을 법한데, 그렇지는 않습니까?”라고 묻자, 신한균 씨는 “우리 평산마을은 처음에 그 이야기를 듣고 회관에 모여서 회의를 했다”고 밝히고는 “(회의 결과) 대통령을 환영하기로 결론이 났다. 그 당시 반대한다고 현수막을 붙인 사람들은 우리 마을 사람들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한균 씨는 인터뷰를 끝내려고 하자 “한마디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하면서, 평산마을 주민들의 입장을 전했다.

그는 “우리 마을 사람 입장에서는 대통령이 이사를 왔다. (대통령은) 우리 이웃사촌”이라며 “우리가 어떻게 보면 지켜줘야 되는데 못 지켜주는 게 더 마음이 아프다. 이 마음을 알아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고발뉴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