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1월31일 오후 7시부터 9시 사이 양자토론을 수용하라고 하면서 방송3사 주관의 4자 토론은 2월3일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차기 대통령의 디지털혁신 방향은?' 벤처·ICT 혁신 전략 토론회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국민의힘 TV토론 협상단은 28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 상황에서 토론이 국민께 다가갈 수 있는 가장 좋은 선거운동방식이라고 생각한다”며 “윤석열 후보는 횟수에 제한 없는 양자토론을 제안한다”고 했다.

이어 “또한 4자 토론에도 적극 임하겠다”며 “단 1월31일 오후 7시 양자토론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뉴스1 보도에 따르면, 협상단은 ‘2월3일 4자 토론을 윤 후보가 받아들인 것인가’란 질문에 “이 부분은 윤 후보가 직접 말한 내용”이라며 “또 이 후보에게 횟수에 제한 없는 양자 토론을 받으라고 한 것도 윤 후보의 뜻”이라고 말했다.

다만 ‘오는 31일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후보 간 3자 토론을 한다면 참석하나’란 질문에는 “참석 안 한다”고 밝혔다.

▲ (왼쪽부터) 한창민 전 정의당 부대표와 김재섭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 <이미지 출처=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유튜브 영상 캡처>

대선후보 토론 관련해 이날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김재섭 국민의힘 전 비대위원은 “제가 알기로 원래 계획이 윤석열 후보를 향한 여러 가지 처가 리스크, 의혹들이 있고,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의혹과 관련된 여러 가지 논란들이 있으니 서로 네거티브 하지 말고 일단 양자토론에서 리스크부터 털 것 털고 4자 토론에서 정책 비전 경쟁하자라고 원래 합의됐었던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열린민주당 김성회 대변인은 “사실관계를 호도하는 말씀”이라며 “그 당시에 윤석열 후보 얘기는 대장동 딱 하나만 놓고 하자 그랬지 본인, 처가, 무속 리스크(에 대해) 논의하자고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정의당 한창민 전 부대표도 “원래 양자 토론 이야기 나왔을 때도 이재명 후보 같은 사람하고는 안 하겠다고 얘기하고 질질 끌다가 국민들한테도 토론회의 중요성이 이야기되자마자 슬그머니 받았다가 지금 이 사태까지 온 것”이라며 “(김재섭 위원의 말은) 완전히 다른 얘기”라고 지적했다.

진행자인 김어준 씨가 ‘(윤석열 후보는) 4자 토론 안 한다는 것 아니냐’고 짚자, 김성회 대변인은 “지금 TV방송국에서 시간을 비워놓고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는데, 국민의힘에서 하필이면 그 시간 저녁 7시. 저녁 7시에 꼭 양자 토론을 해야되겠다라고 한다”며 “결국 윤핵관들 중심으로 이 얘기 하고 있다는 것 이미 다 새어나와 있는데, 법정토론 3번 이외에는 안 하는 게 제일 좋다. 이 방침으로 관철시키는 과정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윤 후보가 대선후보 토론을 기피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김성회 대변인은 “(윤석열 후보의) ‘내가 어떻게 저런 사람이랑 싸우냐? 같잖다’ (이 발언의) 맥락은 ‘나 같이 고결한 사람이 어떻게 저런 사람하고 한 무대에서 싸우냐는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정치는 사람과 사람이 싸우는 게 아니라 그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지지하는 여러 가지 이유들을 바탕으로 해서 대의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그 대표자들이 나와서 상대 진영과 진영 간 어떤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고, 좁힐 수 있는 건 좁히고, 안 되는 건 선을 긋는 과정이 정치적 토론이고, 결론으로 우리 사회가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함이지, 윤석열이라는 개인이 이재명이라는 개인이랑 싸워서 이기려고 하는 그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당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는 사람이 지금 대통령 후보로 나와서 설치는 꼴이라서 정말 분노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어떻게 이걸 개인의 싸움으로 생각을 하느냐”고 질타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네거티브 중단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한편, 이재명 후보 측은 “지상파 방송토론 실무회담 결과, 2월3일 20시에 4자 토론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며 “국민의힘은 2월3일 4자 토론 참여를 확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주민 민주당 선대위 방송토론 콘텐츠단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1일 양자토론 참여도 재차 확인한다”고 밝히고는 “31일 양자토론과 2월3일 4자 토론의 진행을 위한 각각의 실무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31일 양자토론 참여의사를 명확히 하였으니, 윤석열 후보도 더 이상 조건을 달지 말고 4자 토론에 참여하고, 이를 위한 실무협상에도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이 같은 발표에 국민의힘은 “31일 양자 토론과 다음 달 3일 4자 토론 수용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최종 토론 의제와 형식을 확정하기 위한 실무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