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희숙 의원 ‘부친 부동산 투기’ 의혹 파문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 언론중재법을 거론하며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윤 의원을 검증할 수 없게 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7일 “윤희숙 한껏 띄운 언론들, ‘조국처럼 검증’은 무리인가”라는 제목의 고발뉴스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하고는 “새 언론중재법이 발효된 것도 아니고. 할 수 있을 때 샅샅이 뒤져야지요. 그 법 통과되면 아버지든 매제든 일절 보도 못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 <이미지 출처=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캡처>

관련해 송요훈 MBC 기자는 윤희숙 의원이 국민권익위원회의 전수조사 결과에 반발하며 ‘의원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던지자 “어떤 언론은 그것이 ‘신의 한 수’라며 극찬을 하기도 했는데, 하나 둘씩 투기 의혹을 부정하기 힘든 사실과 정황이 속속 드러나자 어떤 신문에선 윤희숙 이야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고 꼬집었다.

송 기자는 SNS에 이 같이 적고는 “이런 상상을 해본다”며 “다수 국민은 찬성하지만 다수 언론은 반대하는 ‘징벌적 배상제’가 지금 시행되고 있고,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윤희숙 의원이 의혹은 사실이 아니니 보도하면 징벌적 소송을 걸겠다고 엄중히 경고를 했다고 가정해보자”고 했다.

그는 “그러면 기자들이 징벌적 배상이 무서워 감히 기사를 쓰지 못할까요?”라고 물음표를 던지고는, 뒤이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선 출마 포기와 국회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힌 후 소통관을 나서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송 기자는 “국가기관의 발표가 아니라 익명의 제보라 하더라도 팔순 노인이 농사를 짓겠다고 3천 평이 넘은 땅을 샀는데 불과 3년 뒤에 그 지역이 개발지역으로 지정되었다는 것에 의문을 갖고 부동산 등기부, 현지 주민 인터뷰, 공직에 있던 윤 의원과 제부(여동상의 남편)의 직책 등등 사실 확인을 하는 취재를 하고 당사자들의 반론을 기사에 충실하게 반영하였다면, 기사를 쓰면서 걱정할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 보도는 공익 목적의 보도이고(위법성 조각의 사유), 사실확인 등 언론의 윤리를 충실히 준수했다면 언론의 자유가 기자를 지켜준다”며 “언론 자유는 그러라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의혹의 당사자가 징벌적 배상을 내세우며 재갈을 물리려는 협박을 했다가는 오히려 더 큰 망신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요훈 기자는 “참여정부 시절에 기자실을 없애고 브리핑 시스템으로 바꾼다 했더니 (다수의 국민은 기자실 없애는 걸 반겼는데) 대다수 언론이 기자실 대못질이라는 험한 말을 쏟아내며 결사반대했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때 기자실이 없어지고 브리핑 시스템으로 바뀌었다면, 지금 우리 언론은 한층 성숙해져 있었을 거다. 국민은 원하는데 언론은 반대하는 징벌적 배상 역시 제2의 기자실 대못질 사건으로 언론사에 기록되지 않을까 걱정”이라면서 “염치란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