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힌 윤희숙 의원을 찾아와 사퇴를 만류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부친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의원직 사퇴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과 관련 25일 “연좌제 비난은 코미디”라고 말했다. 

용혜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희숙 의원님, 이준석 대표님, 연좌제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가지고 물타기하지 말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앞서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의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 결과 윤 의원 부친의 농지법·주민등록법 위반 의혹이 제기됐다. 윤 의원의 부친은 2016년 5월 세종시 전의면 신방리 농지 1만871㎡의 땅을 매입했으나 직접 농사를 짓지 않았다. 부친은 자기노동력으로 영농하겠다는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해 2016년 3월 농지취득자격을 얻었지만 권익위 조사 결과 현지 주민이 농사를 짓고 있었다. 

또 윤 의원 부친의 주소지는 △2011년 10월 ~ 2020년 12월: 서울 동대문구 △2020년 12월 ~ 2021년 7월 9일: 세종시 전의면 △2021년 7월 26일~ 현재: 서울 동대문구로 바뀌었다. 윤 의원 모친은 변동 없이 계속 주소지가 서울 동대문구였다. 

이에 대해 윤희숙 의원은 “아버님은 농사를 지으며 남은 생을 보내겠다는 소망으로 2016년 농지를 취득했으나, 어머님 건강이 갑자기 악화하는 바람에 한국농어촌공사를 통해 임대차 계약을 하셨다고 한다”며 “26년 전 결혼 때 호적 분리 이후 아버님의 경제활동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지만, 위법한 일을 하지 않으셨을 것이라 믿는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최전선에서 싸워 온 제가 우스꽝스러운 조사로 정권교체 명분을 희화화시킬 명분을 제공해 축을 허물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며 의원직 사퇴와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기자회견장을 찾은 이준석 대표는 눈물을 흘리며 윤 의원의 사퇴를 만류했다. 또 권익위 조사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최소한의 구성요건도 되지 않는 것들이거나, 의원이 전혀 개인 소유관계나 행위의 주체가 되지 않았음에도 연좌 형태로 의혹 제기한 것에 대해 참 야만적”이라고 규탄했다. 

이에 대해 용혜인 의원은 “윤희숙 의원에게 부당한 ‘연좌제’라면, 애초에 부친이 직접 서명한 개인정보제공동의서는 왜 제출하셨는가”라고 따져물었다. 

용 의원은 “스스로가 조사해달라며 부친에게 개인정보제공동의서까지 받아서 제출해놓고, 조사를 하니 ‘연좌제’라고 비난하는 것은 코미디”라고 지적했다. 

또 앞서 국민의힘이 지난 6월 9일 감사원에 소속 의원 102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의뢰했을 당시 배우자와 직계존비속도 포함했던 것을 되짚었다. 

▲ 국민의힘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강민국 원내대변인, 전주혜 원내대변인이 지난 6월 9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 국민의힘 국회의원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를 의뢰하기 위해 민원실로 들어서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용 의원은 “권한도 없는 ‘최재형’ 감사원에 전수조사를 의뢰할 때에도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에 대한 전수조사를 의뢰한다고 밝혔다”며 “‘최재형’ 감사원에게 정치적 중립성은 없었다고 인정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이준석 대표의 조치를 ‘내로남불·솜방망이’라고 비판한 뒤 용 의원은 그보다 윤 의원의 사퇴가 훨씬 의미있는 조치라며 “비슷한 의혹을 받고 있는 13명의 국회의원들이 마치 문제가 없는 척 뭉개고 있지 못할 테니까”라고 했다. 

용 의원은 “윤희숙 의원의 사퇴가 ‘어차피 처리되지 못할테니 부리는 오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300명 국회의원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큰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도 “윤희숙 의원은 본인이 몰랐다, 아버지 일이다로 어떻게 변명이 되는가”라며 “권익위에 직계 가족에 대한 조사 일체에 대해 동의한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권익위에 가족 조사 동의서까지 냈으면, 적어도 직계 가족의 재산 내역과 취득 과정에 대해서 확인하는 게 정상 아닌가”라며 “농지법 위반과 주민등록법 위반에 대해서 소명하고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하는 게 정상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김 전 의원은 “윤희숙 의원이 세종시 소재의 연구원에서 근무하지 않았다면 어떤 연고로 부친이 세종시의 토지정보에 관심을 갖고 3천 평(10,871평방미터) 되는 땅을 사는가”라고 의구심을 보였다. 

그는 “연구원 근무는 2013년부터, 아버지의 토지취득은 2016년이라고 한다”며 “윤희숙 의원 본인도 세종시에서 아파트 분양 특혜를 받지 않았는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