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2020년 뉴스타파에서 시즌3까지 방송하며 매 시즌 화제를 모았던 ‘죄수와 검사’ 시리즈가 지난 4월 말 같은 이름의 책으로 출간되었다. <죄수와 검사>에는 보도로 하지 못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특히 이번 <죄수와 검사>는 뉴스타파가 재단으로 분리된 후 출간한 첫 책이기도 하다. 

책 출간 이야기가 궁금해 <죄수와 검사>의 저자인 김경래 기자와 심인보 기자를 지난 21일 전화로 연결했다. 두 기자에게 책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현재 검찰개혁 상황도 들어 보았다. 다음은 두 기자와 나눈 인터뷰를 정리한 것이다. 

▲ <죄수와 검사>를 출간한 김경래,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 <사진=심인보 기자 제공>

“尹이 秋에게 칭찬했다는 김영일 검사, 악취나는 하수도 열어야 되는 사건”

- 지난 4월 30일 2년여 취재 이야기를 담은 <죄수와 검사>란 책을 출간하셨잖아요. 소회가 어떠세요?

김경래 기자(이하 김): “보통 취재가 끝나면 취재했던 걸 다시 보는 경우가 많지 않잖아요. 그러나 <죄수와 검사>는 책을 쓰기로 하면서부터 자료를 (어쩔 수 없이) 다시 한번 쭉 봤어요. 처음 볼 때와 많이 다르더라고요. 결과를 가지고 다시 복기하니까 안 보였던 부분들이 좀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저 개인적으로는 의미가 있는 작업이었습니다.”

심인보 기자(이하 심): “기사라는 건 파괴력이 큰 대신에 단기간 소비되고 잊히는 경향이 있죠. 하지만 책으로 내니까 저희가 피땀 흘려 취재한 것들이 영원히까지는 오버겠지만 상당히 장기간 기록으로 남게 되었다는 점이 가장 기쁩니다.”

- 심인보 기자는 5년 전 <친일과 망각> 취재기를 책으로 낸 적이 있어서 처음은 아니잖아요. 저번과 이번의 차이점이 있을까요?

심: “그때는 제가 주도적으로 참여했다기보다는 약간 수동적으로, 의무감으로 썼어요. 이번 책은 저희가 취재를 마치고 나서 ‘이대로 끝내기에는 너무 아깝다, 반드시 기록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으로 저희가 먼저 쓰겠다고 해서 책을 쓰게 된 거예요.”

- 그럼 책 준비는 언제부터 하셨어요?

심: “세 번째 시즌 끝나고 처음에는 사내에서 웹툰으로 만들어 보자는 얘기가 나왔었어요. 그런데 웹툰으로 만들어 보려고 기획자와 접촉을 해 보니까 양이 워낙 방대하고 또 기사가 쪼개져 있으니까 이걸 바로 웹툰으로 만들기는 좀 어렵고 작업이 너무 복잡하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뭔가 좀 잘 정리된 텍스트 형식의 콘텐츠가 먼저 있어야 할 거 같아서 방향을 틀어서 책으로 내게 됐습니다.”

- 그럼 웹툰도 나오나요?

▲ <죄수와 검사 - 죄수들이 쓴 공소장> (심인보,김경래 (지은이)/ 뉴스타파/ 2021-04-30)

심: “일단 책이 나왔으니까 관심이 있는 웹툰 기획자분들이라든지 영화기획자분들이라든지 이런 분들이 연락을 주시면 좋겠어요.”

- 보도가 한번 나간 거라서 안 한 것과 다르지 않을까 해요. 이 책을 구입하는 사람들 대부분 보도를 봤을 거 아니에요? 그렇다면 장단점이 있을 텐데.

심: “기사라는 건 조각조각 파편화되어 있어서 취재 과정이나 결과를 한눈에 알기가 어려운 점이 있고요. 또 아무리 기다려서 열심히 챙겨본다고 하더라도 기사를 볼 때 ‘전에 무슨 기사가 있었지?’ 이렇게 찾아보면서 보는 분들은 거의 없거든요. 등산에 비유하자면 기사는 한편 한편 산에 독자들도 저희와 같이 올라가는 거고요. 이 기사가 어디까지 가게 될지 알 수 없죠. 그러나 책은 산의 정상에 올라간 다음에 뒤를 돌아서 올라온 과정을 복기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지게 되는 거죠. 또 한 가지 파급력 측면에서 생각해 보면 제 생각에는 기사라는 것은 화려한 꽃다발을 만들어서 사회에 던지는 거예요. 사람들이 화려함에 깜짝 놀랐지만, 꽃다발은 금방 시들잖아요. 반면 책을 써서 낸다는 건 독자들의 마음에 씨앗을 심는달까요.”

- 애초에 검찰 문제에 관심이 있었어요?

김: “어떤 사건을 취재한다거나 사회 부조리 부분들을 취재하는 기자 입장에서는 검찰 문제에 관심이 없을 수가 없거든요. ‘검찰 문제 관심 없다’ 그러면 그건 거짓말이거나 아니면 바보거나 둘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어요. 왜냐면 거의 모든 사건은 최종적으로 법원으로 가잖아요. 그리고 그 전에 검찰을 거친단 말이에요. 거기서 사건이 뒤틀리고 왜곡되고 오염되는 사례들을 자주 볼 수밖에 없었어요. 기본적으로는 검찰이라는 조직이 100% 무결한 조직이 아닌 데다가 우리나라 검찰은 태생적으로 역사적으로 기형적인 검찰이잖아요. 수사권이나 기소권 이런 것들을 봐도 그렇죠. 검찰 출입 기자는 아니지만 사회 문제를 취재해서 보도하는 기자 입장에서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영역이었죠. 하지만 저희는 검찰을 타깃으로 취재를 시작한 게 아니라 사건들을 취재하다 보니까 검찰로 다가간 것뿐이에요.”

심: “사실 저도 검찰 출입을 안 해 봤으니까 경래 선배랑 비슷하고요. 그런데 그건 있어요. 뉴스타파 전체로 보면 저희가 계속 검찰 문제에 관심을 가졌던 건 사실이고 문재인 정부 출범할 때부터 저희는 문재인 정부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가 검찰개혁이라는 취지의 리포트를 여러 번 했었어요. 그러니까 검찰에 억하심정이 있어서 이런 보도를 한 건 아니고 큰 틀에서 보면 저희 뉴스타파는 검찰 문제에 대해서 굉장히 비상한 관심을 오랫동안 갖고 있었죠.”

- 그럼 왜 뉴스타파는 검찰 문제에 대해 관심을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을까요?

심: “아까 경래 선배가 얘기했지만 우리 사회에서 화제가 되었던 어떤 사건이나 중요한 사건들이 수십 년 동안 전부 검찰과 연관되어 왔어요. 민주화 이후에는 검찰이 정부의 충견이 아니라 그야말로 정부를 선택하고 길들이고 나중에는 벌주는 역할까지 하면서 검찰 그 자체가 권력화되었던 부분이 분명히 있고요. 그리고 불과 5년 전으로 시계를 되돌려보면 많은 국민들이 촛불을 들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최고 권력의 농단이라든지 아니면 재벌과 권력의 유착, 그런 것들을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권력의 입맛에 맞게 수사하는 것에 대한 분노가 상당히 컸던 거잖아요. 그런 역사적인 흐름과 노무현 정부 때부터 검찰개혁을 하겠다고 계속 시도했지만 끝내 관철되지 못한 흐름들, 이런 것들을 보면 촛불로 바뀐 정부에서는 가장 1순위 과제 중의 하나로 검찰개혁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저희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다 갖고 있던 생각일 겁니다.”

- 앞에서 두 분 다 검찰을 출입한 적 없다고 하셨잖아요. 어쩌면 검찰 출입 경험이 없어서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김: “검찰 출입을 잠깐 하긴 했었어요(웃음). 2001년도에 한 6개월 정도 수습기자 할 때 잠깐 출입을 했어요. 근데 그걸 가지고 검찰 출입 기자를 해 봤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으니까 그렇게 말씀드린 거고요. 개인적으로는 검찰과 거리가 굉장히 멀거든요. 취재원으로 엮인 것도 거의 없고.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취재하고 기사를 쓸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은 가지고 있어요. 아마 출입 기자 정도의 거리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 총 4장으로 구성되었는데 시즌 1, 3을 앞에 배치했고 시즌 2는 4장으로 배치했는데 왜 이렇게 하셨어요?

김 : “취재를 하고 실제 보도할 때는 취재한 순서대로 보도하는 거잖아요. 근데 전체를 다 끝내고 나서 보니까 논리적으로나 맥락을 봤을 때 한명숙 사건은 작은 연결 고리가 있지만 다른 사건들과 분리된 사건이거든요. 분리해서 4장으로 가는 게 독자들이 읽기가 쉽겠다고 생각해서 배치했어요.”

▲ <이미지 출처=MBC 'PD수첩' 화면 캡처>

- 시즌 1에서 보도했던 김형준 전 검사 스폰서 문제는 보도 후에도 계속 팔로우하고 계셨어요?

심: “그럼요. 김형준 검사 문제는 저희 보도 이후에도 사실은 진행된 사안들이 많이 있었어요. 김형준 검사의 징계처분 무효 소송도 있었고 무엇보다도 저희 책에 나오는 죄수K, 즉 김형준 검사의 고교 동창 스폰서하고 첫 번째 시즌이 끝난 후에도 계속 연락을 주고받고 있요. 계속 팔로우를 안 하고 싶어도 안 할 수가 없었던 상황이죠. 죄수K가 이 사건 관련해서 김형준과 박수종을 뇌물 혐의로 추가 고발을 했어요. 계속 진행이 되고 있거든요. 계속 살아있는 사건이기 때문에 계속 팔로우할 수밖에 없죠.”

- 김영일 검사는 어떻게 됐나요?

심: “김영일 검사는 저희가 이 보도를 하기 전부터 이미 IDS 홀딩스 사건의 피해자들이 감찰을 요구하던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정말 충격적인 얘기를 최근에 들었는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장관 시절에 윤석열 총장을 만난 적이 있었대요. 윤석열 총장이 그날의 대화 주제는 그것도 아니었는데 김영일 검사 얘기를 하면서 엄청나게 칭찬을 하더라는 거예요. 추미애 장관도 그 당시에는 왜 그런 얘기를 할까, 하고 무심코 넘겼는데 이번에 저희 책을 보니까 그 대화가 생각이 나더라는 거예요. 그 말은 뭐겠습니까? 김영일 검사에 대해서, 검찰 특수부가 장악하고 있던 당시의 검찰 수뇌부는 전혀 징계 의사가 없었다는 것이죠.

실제로 김영일 검사는 굉장한 요직인 대검 정보담당관, 그리고 서울남부지검 부장 검사, 이런 보직을 계속 거쳤어요. 그 뒤에는 제주지검으로 갔는데 그것도 저희의 보도나 피해자들의 감찰 요구 때문에 간 것이 아니고요. 당시 이른바 추-윤 갈등으로 특수통 검사들이 대거 지방으로 갈 때 그때 묻어서 간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김영일 검사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별다른 징계나 감찰, 수사가 없었고요, 저희 보도 이후에 피해자들이 또 한 번 고발을 했는데 이 사건도 검찰은 전혀 진행을 시키고 있지 않아요.”

- 왜 안 할까요?

심: “경래 선배가 책에서 그런 표현을 썼는데 이것은 검찰에서 가장 악취 나는 하수도 뚜껑을 열어야 되는 일이거든요. 수십 년 동안 특수부 검사들이 어떤 방식으로 수사를 해 왔고 그 과정에서 어떤 불법을 저질렀는지 그거를 다 까발려야 되는 일이거든요. 김영일 검사를 징계하려면 그걸 해야 되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안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IDS홀딩스 피해자연합 등 관계자들이 지난해 2월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김영일 검사 파면 요청 및 검찰개혁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검찰개혁 文정부 5년 하고 말일 아냐…일상적·항구적 개혁과제”

- 한명숙 전 총리 사건은 지난 3월로 공소시효가 끝난 건데 이제 방법 없나요?

김: “한명숙 전 총리 재판 과정에서 위증한 혐의의 공소시효가 살아있었던 거거든요. 그 공소시효가 3월에 완료가 되면서 법적으로 검찰이 수사한다거나 아니면 기소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사라졌습니다. 다만 대검하고 법무부 합동 감찰이 진행 중이긴 합니다. 하지만 합동 감찰은 기본적으로 수사가 아니라 내부적인 감찰이잖아요. 한계가 있을 겁니다. 이번에 공소시효 만료 전에 검찰에서 벌어졌던 일을 생각해 보면 합동 감찰 결과도 제대로 발표되기조차 어려울 것이라고 저는 예상을 해요. 왜냐하면 이 사건을 어떤 방식으로든 들추기 시작하면 검찰의 썩은 부위가 나올 수밖에 없는 사건이거든요. 그래서 합동 감찰도 면피용 정도 수준에서 마무리되지 않을까라는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 그럼 한명숙 전 총리 사건은 끝나는 걸까요?

김: “끝나는 게 법적으로는 완료됐다는 거죠. 다만 일부에서 재심 이야기를 하는데, 재심 요건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그 사전 단계가 이번에 공소시효가 완료된 증인 김 씨나 최 씨의 위증 의혹이었거든요. 이른바 첫 단추였는데, 그 단추가 채워지면 그다음에 검사의 모해위증 교사로 넘어갈 수 있는 거고, 그게 만약에 밝혀진다면 재심을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그게 무산됐죠. 그래서 재심은 현실적으로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해요.”

- 출정 제도는 보도 이후 달라진 게 있나요?

심: “엄청난 변화가 있었죠. 법무부에 인권 수사 제도개선 TF라는 게 만들어졌고요. 여기에서 저희가 제기한 문제를 반영해서 재소자의 반복 소환이나 별건 수사를 못 하겠다고 했죠. 구체적으로는 재소자를 피의자가 아니라 참고인으로 부를 때는 본인이 원할 때만 부르고 두루뭉술하게 범죄 정보 수집을 목적으로 한 출정은 금지시켰습니다. 같은 사건으로 5회 이상 조사할 때는 부서장에게 사전 보고를 하도록 하고 또 10회 이상 조사하면 인권 감독관에게 보고하도록 했어요. 또 재소자를 불러서 조사할 경우에는 조사과정을 녹화하도록 하는 규정도 만들었고요. 그동안 재소자를 불러 조사하면서 조서를 작성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잖아요. 그런데 조서를 작성하지 않는 경우에도 조사내용을 반드시 기록으로 남기도록 하는 여러 가지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근데 물론 이게 현장에서 얼마나 잘 지켜질지는 지켜봐야죠.”

- 전관예우 문제도 나왔는데 달라진 게 있나요?

심: “전관예우 문제는 사실 문재인 정부 초반부터 검찰 개혁의 주요한 과제 중의 하나로 다루어졌어요. 근데 제가 느끼기에 전관예우에 관해서 가장 핵심적인 제도개선은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문재인 정부 들어서 만들어진 변화는 전관 변호 변호사의 수임 제한 기간을 3년 정도로 늘린 거예요. 그런데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전관예우 문제를 해결하는 첫 단추는 전관 변호사들의 수임 내역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거예요. 그래서 이 사람이 퇴직하자마자 어떤 사건을 맡았는지를 누구나 알 수 있게 하는 거죠. 물론 한 가지 단서가 있습니다. 변호사 선임계를 정식으로 내지 않고 변론하는 이른바 전화 변론 있잖아요. 이것이 적발될 경우에는 전화 변론한 변호사와 변론을 받아준 검사까지 처벌을 할 수 있게끔 해야 돼요. 일전에 민주당 토론회에 가서 이 얘기를 한 적도 있는데 왠지 관철이 안 되더라고요.”

- 전관 변호사 문제를 끊는 거도 검찰개혁에서 대단히 중요한 거 아닌가요?

심: “그렇죠. 전관 변호사가 시장에서 통하는 조건을 없애기 위해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검찰의 힘을 빼는 거죠. 검찰의 힘을 빼야만 전관 변호사의 몸값이 떨어지지 않겠어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검찰의 수사 과정을 공개하고 누군가 감시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그러니까 사실 전관 변호사를 없애는 것은 검찰개혁에 있어서 하나의 과제라기보다는 검찰개혁에 따라오는 부수적인 결과겠죠.”

▲ <이미지 출처=뉴스타파 보도영상 캡처>

- 앞으로 검찰개혁에서 중요한 부분은 뭘까요?

김: “지금 검찰개혁이라는 아젠다가 일종의 권력 다툼으로 양상이 좀 바뀐 느낌이 들어요. 저희 책과 보도로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건 검찰의 수사와 기소에 대한 문제거든요. 사람들이 죄를 짓거나 억울한 일을 당하면 수사를 받잖아요. 그 과정이 공정한가 합리적인가에 대해 지금까지 기본적인 기능이 문제가 있었죠. 그래서 이 부분을 어떤 식으로든지 평가할 수 있게끔 그리고 견제와 균형이 가능하게 만든 것이 검찰개혁의 핵심입니다.

그런데 지금 부각되고 있는 문제는 달라요. 누가 검찰총장을 하냐 같은 권력 다툼, 경찰이 수사를 많이 하냐 검찰이 수사를 많이 하냐 같은 조직 간의 영역 다툼이 중요한 것처럼 보이잖아요.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검찰개혁을 다 끝내고 말 게 아니라 검찰개혁은 앞으로도 계속해 나가야 될 거예요. 일상적인 개혁이고 오래 걸리는 개혁입니다. 공수처 하나 만들었다고 모든 게 해결되는 게 아니잖아요. 공수처 만들면 파생되는 문제가 생길 거고요. 검찰개혁은 우리 일상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기 때문에 어떤 정권이 되든 항구적인 개혁 과제 중의 하나여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 그럼 검찰 수사권을 완전 박탈해야 한다고 보세요. 어떤 분이 경찰을 견제하려면 보충적 수사권이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심: “전 원칙적으로는 검찰은 수사하지 않고 수사 지휘와 기소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제일 중요한 것은 두 권력기관 사이에 견제와 균형이기 때문입니다. 경찰이 수사하고 검찰은 그 수사를 들여다보면서 지휘 감독을 하면 되는 거죠. 그러면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벌일 수 있는 여러 가지 불법이나 무리수 이런 것들을 검찰이 견제할 수가 있죠. 지금은 수사를 잘해서 피의자를 유죄로 만드는 검사가 좋은 검사지만 만약에 그렇게 된다면 검찰의 무리한 수사를 잡아내서 이것을 못 하게 만드는 검사가 좋은 검사가 되는 것이겠죠. 그런 혹독한 검증을 거쳐서 기소가 이루어지는 시스템이 완성되지 않겠어요. 저는 일부 수사는 검찰이 하고 일부 수사는 경찰이 하고 이런 식의 수사권 구조개혁은 전혀 검찰개혁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을 하고요. 양 기관이 서로 견제와 균형을 가질 수 있도록 역할을 나누는 게 핵심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에 부족한 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고요.”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김: “책을 좀 많이 읽어 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여유가 있으면 사서 보시겠지만 여유가 없으면 도서관 같은 데 가서라도 읽어보시면 좋겠어요. 재미가 있으니까요. (웃음) 제 입으로 말씀드리기 그렇지만요. ‘검사실’ 그러면 되게 무서운 공간이잖아요. 그 검사실에서 어떤 부조리한 일들이 벌어져 왔는가, 그리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가. 그런 부분을 한번 생각해 보시고 어떻게 바꿔야 되는 거를 고민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되시면 책을 쓴 사람 입장에서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할 것 같습니다.”

이영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