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장 KBS방콕특파원(이하 기자)이 ‘코로나 백신’ 불안을 조장하는 국내 언론을 비판하고 나섰다. 

김 기자는 5일 “코로나 백신에 대한 확신과 의심, 그리고 미신”이란 제목의 한국기자협회 기고글을 통해 ‘백신의 부작용을 알리고 검증하는 것은 지금 우리 언론의 매우 중요한 임무이지만 자극적이며 비과학적인 표현이 도를 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 4월 중순까지 미국에서 코로나 백신을 맞고 사망했다고 신고된 사례는 3486명(CDC·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이라며 “하지만 미국 언론은 ‘화이자 백신 맞고 @천명 사망’이라는 큼지막한 기사 제목을 걸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4월 중순까지 미국인은 2억1000회의 백신을 접종했으니 이들 모두 인과관계가 입증된다고 해도 사망률은 0.001%정도”라며 “그런데 우리 언론만 보면 백신 맞고 ‘운 없으면’ 죽을 것 같다. 덕분에 우리 국민 상당수는 오늘도 ‘전쟁터에 가는 마음가짐’으로 백신을 맞고 있다”고 꼬집었다.

▲ 5일 0시 기준 6만2507명이 신규 1차 접종을 받아 누적 353만14명이 접종을 완료했다. <그래픽 제공=뉴시스>

김원장 기자는 특히 “‘백신 맞고 사망’ ‘백신 맞고 반신마비’ 기사를 연일 생산하는 우리 언론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혈전을 일으킬 가능성이 경구피임약이 혈전증을 일으킬 가능성보다 훨씬 낮다’는 과학자들의 발표는 인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망’과 ‘전신마비’를 제목으로 뽑는 우리 언론은 정작 ‘아스트라제네카의 접종을 중단해야 한다’는 기사나 논설을 내놓지 못한다. (이는) 분석하고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라며 “그저 여기저기 불이 나면 ‘누구 집에 불이 났다’고 북이나 치는 수준”이라고 질타했다.

김 기자는 “공교롭게 우리가 주로 도입하기로 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유럽에서도 부작용이 크게 논란이 됐다. 독일 등 상당수 국가에서 실제 접종이 중단되기도 했다”며 “상황이 이렇게 되면 믿을 것은 과학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프랑스 사례를 예로 들고는 “프랑스가 발표한 백신 부작용 비율을 보면 아스트라제네카의 부작용 비율은 0.55%다. 대부분 경미한 증상이었다”며 “작은 숫자는 결코 아니지만 다수의 선진국은 ‘그럼에도’ 접종을 선택했다”고 짚었다.

그는 “하지만 우리 언론에선 과학적 통계 대신 ‘사망’이나 ‘전신마비’ 같은 무서운 제목이 먼저 등장한다”며 “국민에게 불안감을 주고, 대신 언론사는 ‘조회수’를 가져간다”고 꼬집었다.

김원장 기자는 “빗나간 여론은 절대 과학을 통해 다가오지 않는다”며 “대중의 분노에 그럴듯한 거짓말을 섞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글 말미에 백신 접종을 걱정하는 시골의 노모에게 “‘노인들은 백신을 맞는 게 안 맞는 것 보다 분명하게 더 좋아요’라고 말씀드렸다”고 적고는 “문득 ‘백신 죽음’ 기사를 생산하는 기자들이 정작 자신들의 부모님의 백신 접종은 말리는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