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앞에 법도 양심도 무너져…의사협회 “해당 의사 윤리위 회부”
SBS ‘그것이 알고 싶다-사모님의 이상한 외출’ 편의 후폭풍이 거세다. 꿈 많던 한 여대생을 잔인하게 청부살인하고도 호화병실에서 편하게 생활하는 모습에 시민들은 분노했다. 이는 자본이란 권력 앞에 법도 양심도 무너져버린 현실에 대한 분노일 것이다.
숨진 하지혜 양의 아버지 하택환 씨는 “가진 자들은 (돈으로)법을 마음대로 농락하고 있다”며 “돈 없고 권력 없는 평범한 시민들이 오히려 피해자가 되고 고통을 겪어야 한다면 이 얼마나 불공평 하느냐”며 쓴소리를 날렸다.
그는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보다 더 억울한 사람들이 있을 때, 법이 해줄 수 있는 게 더 없을 것 같아 걱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살인청부업자를 잡지 못하면 윤씨를 처벌할 연결고리가 끊어지기 때문에 지구 끝까지라도 쫓아가서 범인을 잡겠다고 결심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이를 위해 하씨는 1년 동안 생업을 접고 2억 여원을 들여 범인을 추적했다.
“그나마 그러한 비용 등을 감당할 수 있었던 것이 불행 중 다행”이라면서도 하씨는 “나 같은 많은 피해자들이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여건이 어려워 억울함을 풀지 못하는 경우를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하지혜 양에 대해 청부살인을 지시한 ‘재벌가 사모님’ 윤씨는 2004년 감형 없는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윤씨는 형집행정지를 수시로 받아가며 교도소에 수감되지 않고 호화병실에서 편하게 생활해왔다. 하씨는 윤씨가 형집행정지를 쉽게 받을 수 있었던 배경과 관련, 이에 대한 수사의뢰를 해 놓은 상태다.
하택환 씨는 “머지않아 결과가 나오겠지만 그 산 뒤에 불이 있다는 걸 우리가 알 수 있다”면서 “부조리한 일들이 수많은 과정을 다 통과하면서 이뤄지고 있다. 이는 많은 유착과 부조리와 거래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겠냐”며 가진 자들이 자본으로 법을 농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씨는 숨진 하지혜 양을 “정의감이 강하고, 이웃에 따뜻한 아이였다”고 기억하며 “그 아이가 법대를 지원한 것도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고 약자를 돕겠다는 확고한 의지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세 세브란스 병원 의사가 윤 씨에게 허위진단서를 발급해줬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대한의사협회가 해당 의사를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는 27일 공지를 통해 “(방송에서) 문제가 된 의사를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해 사건의 진위와 진상을 파악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회원권리정지 등 협회가 취할 수 있는 강력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