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록 프라이빗뱅커(PB)가 ‘정경심 교수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자문을 받아 범행을 지시’하고, ‘책임을 미루는 정 교수 태도에 인간적 배신감을 느낀다’는 취지의 변호인의 발언에 대해 “아닌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17일 아주경제 보도에 따르면, 김 PB는 전날 변호인 발언과 관련해 “제 생각은 아니다”라며 “변호사가 그렇게 얘기할 줄 알았다면 미리 못하게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6일 KBS는 <김경록 측 “정경심에 인간적 배신감”.. 검찰, 2심도 실형 구형>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김경록 씨 측이 증거은닉 혐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책임을 미루는 정 교수 태도에 인간적 배신감을 느낀다”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또 김 씨 측 변호인이 “정 교수가 이 사건과 관련해 법률 전문가이자 가장 가까운 남편 조국 전 장관에게 물었을 것이고, 남편에게 자문을 구하지 않고 김 씨가 하자는 대로 했을 리 만무하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달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관련해 김경록 씨는 아주경제에 “나는 정 교수 재판에 증인으로 나가서도 조 전 장관은 모르거나, 제가 알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분명히 얘기했다”며 변호사가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자극적인 발언을 했고, 언론이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기사화해 곤란하다고 했다.

김경록 씨는 18일 SNS를 통해서도 변호인의 발언을 반박할 수밖에 없었던 복잡한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변호사가 날 살리겠다고 최후변론에서 한 말을 부정하는 꼴이 우습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닌 건 아닌 것”이라며 “일차적으로 법정에서 이런 말이 나오게 한 책임이 있고, 그 이후 나오는 자극적인 기사들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책임도 있으니까”라고 적었다.

“작년 8월부터 긴급체포에 구속도 될 뻔하고 기소를 한다고 했다가 봐준다고 했다가 죄가 있다고 했다가 없다고 했다가 협력자가 됐다가 배신자가 되기도 하고 이쪽에 섰다고 지랄지랄, 저쪽에 섰다고 지랄지랄.. 나서면 나선다고 지랄하고 가만히 있으면 또 가만히 있는다고 지랄하고..”

김 PB는 “(아주경제) 김태현 기자가 나한테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 아니냐며 걱정스러운 이야기를 해줬는데 뭐가 유리할지 불리할지도 잘 모르겠다”며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나란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게 정답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관계는 이미 과거에 정해졌는데 그 사실 관계를 이야기 하는 것이 이렇게 수많은 변수들을 만들어 낼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알릴레오, 피디수첩을 나가고 누가 뭐라 하건 말건 누구를 위해서도 아니고 그냥 날 위해서 내가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말고 그렇게 사는 게 제일 현명한 방법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