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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언론, ‘트럼프 가짜뉴스’ 생중계 중단에 소환된 朴의 기자간담회‘탄핵’ 앞둔 대통령 앞에서 한없이 공손(?)했던 한국 기자들의 ‘받아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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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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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1.07  14:30:37
수정 2020.11.07  14:4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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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를 2017년 새해로 돌려 보자. 한 달 전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청와대 출입 기자단을 초청, 청와대 상춘재에서 신년인사회를 가졌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을 수첩에 받아 적고 환담을 나누는 기자단의 모습이 영상과 사진으로 공개되기도 했다. 당시 기자단의 첫 질문은 이거였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1월 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출입기자단과 신년 인사를 겸한 티타임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청와대 제공, 뉴시스>

“대통령께서 말씀을 많이 하셔서, 첫 번째는 소회를 안 여쭤볼 수가 없습니다. 탄핵 된 이후, 집무정지 된 이후 현 상황에 대한 소회가 어떠신지. 그리고 정치권 국회에 대해서는 어떤 느낌을 가지고 계신지 여쭤보고 싶고요.”

결론적으로, 당시 신년 기자 간담회는 2017년 새해 첫날을 장식한, 국민은 물론 언론까지 우롱하고 기만한 ‘대국민쇼’였다. 직후 소회부터 ‘여쭤본’ 기자들의 스탠스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비판이 쇄도했다. 기자들에게 비판적인 자세를 찾아 볼 수 없었거니와 이들의 공손한(?) 질문에도 박 전 대통령은 “저는 전혀 모르는 일이에요”라며 장황한 변명을 늘어놓느라 정신이 없었다. 하물며 어떤 기자는 이런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아까 전에 ‘청와대 기자들 많이 힘들어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는데 많이들 각사에서 굉장히 괴로울 거예요. 저도 그렇고 너무 답답한데, 질문을 안 드릴 수 없는데 지금 검찰하고 특검도, 저희가 괴로워하는 이유가 여론에 의해서 굉장히 괴롭거든요."

당시 MBC와 KBS 등 공영 방송은 <박 대통령 “뇌물죄 엮은 것…미용 시술도 사실 아냐”>, <박 대통령 “세월호 7시간, 밀회·시술 의혹 어이없다”>, <박 대통령 “삼성 합병 찬성은 국민연금의 정책적 판단”>과 같은 ‘따옴표 저널리즘’에 입각한 머릿기사들을 줄줄이 내놨다. 돌이켜보면, 대부분이 허위 주장에 가까웠다.

몇몇 매체는 취재를 거부했고, 또 몇몇 매체는 끝까지 보도를 고민했다는 후문도 없진 않았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언론 보도는 참담했다. 박 전 대통령의 한탄조에 가까운, 가짜뉴스와 진배없는 내용이 언론보도를 통해 국민들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당시 청와대와 박 전 대통령은 목표를 달성했고, 방송과 언론이 이에 놀아난 셈이었다.

물론 현장에서의 ‘팩트체크’나 반박은 기대할 수 없었다. 박 전 대통령의 허위 주장을 실시간으로 반박한 것은 소셜 미디어 사용자들이었다. 여당 정치인들을 위시해 이른바 ‘집단지성’들이 소셜 미디어에서 요목조목 ‘직무정지’ 대통령의 허위 주장이 왜 문제인지를 지적하고 있었다. 불과 4년도 안 된 이야기를 꺼낸 것은, 트럼프 때문이다. 아니, 트럼프의 허위 주장을 ‘음소거’ 해 버린 미국 주요 방송 때문이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 입장하고 있는 모습. 트럼프 대통령은 브리핑을 통해 "합법적인 표만 계산한다면 내가 쉽게 이긴다"라고 주장했다. <사진제공=뉴시스>

“트럼프의 허위 주장 발언, 여기서 멈추겠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시간이 끝났다는 것을 깨닫고,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발버둥치는 뚱뚱한 거북이를 보고 있습니다.” (앤더슨 쿠퍼 CNN 앵커)

“대통령이 다수의 허위 주장을 발언하고 있으므로 여기서 멈추겠습니다.” (레스터 홀트 NBC 앵커)

“다수의 허위사실, 근거 없는 주장을 말하며 당파적인 발언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뮤리 ABC 앵커)

“그는 증거도 없이 개표 집계의 진실성에 대해 비방하고 있습니다. 추하고, 솔직히 말해 한심합니다.” (제이크 태퍼 CNN 앵커)

6일 MBC <뉴스데스크>가 <“대통령이 가짜 뉴스”…생중계 끊어버린 방송사들> 리포트에서 갈무리한 미국 주요 방송의 ‘트럼프 생중계 기자회견’ 보이콧 풍경이다.

5일(현지시각) 오후 미 주요 방송사의 메인뉴스 시간에 맞춰 기자회견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여지없이 그가 근거도 없는 선거 부정 의혹을 이어가자, 미 주요 방송사들은 생중계를 중단하거나 중계 직후 강하게 반발에 나서 전 세계인의 관심을 끌었다. “추하고 한심하다”, “뚱뚱한 거북이”란 표현이 거침이 없었다.

그간 트럼프로 인해 쌓인 미국인들과 미 언론인들의 피로감을 반영하는 안타까운(?) 장면이었다. 심지어 트럼프와의 밀월을 즐겨왔던 <폭스뉴스>까지 비판에 가세했다. CNN, NBC 등 ‘반트럼프’ 정서가 강한 방송사들은 그럴 만 하다고 해도, 지극히 이례적인 풍경이라 할 만 했다. 이를 두고, 7일 열린민주당 김진애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다음과 같은 일침을 놨다. 트럼프나 미 언론을 향한 것이 아닌 우리 언론을 향한 죽비였다.

“대통령이 ‘가짜뉴스’를 말하면 실황중계도 끊는다. 이걸 보면, 추락하는 미국의 민주주의가 아직 구원 가능할 듯합니다. 추락하는 우리 언론은 구원가능 할까요?”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1월 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출입기자단과 신년 인사를 겸한 티타임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청와대 제공, 뉴시스>

그렇다면 우리 언론은?

이에 대해선, 변상욱 전 CBS 대기자가 답해 줄 수 있을 듯하다. YTN <뉴스가 있는 저녁> 앵커인 그는 6일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 ‘받아쓰기’ 관행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우리 언론과 ‘트럼프 음소거’를 실행한 미 언론의 실행력을 이렇게 비교했다.

“우리는 거기서 뭐라고 얘기하던 그대로 받아서 대통령의, 후보의 얘기를 받아썼겠죠. 미국은 벌써 확인해서 쓰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거고. 우린 받아쓰면 그게 끝이고 그런 건데 우리는 사람만 확인하면 됩니다. 믿을만한 사람인지, 공적인 지위에 있는 사람인지. 그것만 확인한 다음에 그런 사람이면 뭐라고 떠들던 쓰면 돼. 이런 건데.

미국 언론은 사실 확인에도 치중을 한다. 그런 모습이고. 그 다음에 그걸 보며 떠오른 생각이 주창 저널리즘이라고 흔히 얘기합니다만, 기사를 취재해서 쓰는데 뭔가 나름대로 분명한 시각과 세계관을 가지고 사실을 밝히려고 한다. 그냥 사실에 뛰어드는 게 아니라 나름대로 분명한 자신의 세계관을 반영한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러면서 변 전 대기자는 “그런 스타일의 (미) 언론과 우리처럼 무조건 중도라고 하면서 뒤에서 딴짓하는 스타일을 갖는 언론과,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미 대선 국면에 있어서도 우리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얘기한 걸 그대로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소셜 미디어 상에서 탄핵 전 박 전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회자된 이유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언론보도를 통해 ‘국정농단’ 사태의 전말이 드러났음에도 대면한 당사자 앞에서 송곳같은 질문이나, 하다못해 국민으로서 그 어떤 질타도 던지지 못했던 청와대 출입기자단의 공손함(?)을 떠올린 이들이 적지 않았을 거란 얘기다.

이와 비교해, 트럼프의 기자회견 중계를 중단해 버린 미 언론의 결기는 돋보일 수밖에 없었다. 판단은 제각각일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의도했든 의도치 않았든 4년 전 ‘트럼프 당선’에 일조했던, 이후 ‘언론과의 전쟁’을 선포한 현직 대통령과 싸워왔던 미 주요언론들이 이렇게 ‘트럼프 시대’와 결별했다는 사실이리라. 우리 언론은, 우리 주요 방송사들은 과연 이런 결기를 보여줄 수 있겠는가. 그럴 리가.

“지지하는 게 아니라 누구를 대통령으로 만들어버려야겠다 든가. 어느 당에서 반드시 대통령이 나와서 정권을 가져야 한다든가. 거의 뭐 과격하다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거의 지하 정치 조직에 가까운 움직임이 있을 때도 있어요. 근데 간판엔 항상 민족정론지. 다 그렇게 써 있으니까.

사실 어떻게 보면 이건 국민의 뜻을 제대로 대변하는 것도 아니고 국민들한테 제대로 된 진실을 갖다 알리는 것도 아닙니다. 자기들부터 정체를 감추고 거짓을 보도한다는 거니까. 진실을 보도하는 입장에서 거의 아무튼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변상욱 전 대기자)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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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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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봉 2020-11-09 15:10:18

    503호 정권때 저렇게 공손했던 언론들이..........노무현때 이어 문재인정권이 들어서니 살 판이 났네?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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