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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의 청와대 직행에 대한 ‘다른 시선’[기자수첩] 폴리널리스트 비판 전에 ‘언론계 내부 문제점’도 함께 들여다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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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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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07  15:30:12
수정 2020.02.07  15:5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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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어제(6일) 공석 중인 청와대 대변인에 강민석 전 중앙일보 부국장을 선임했습니다. 

강민석 신임 대변인은 경향신문을 거쳐 2000년부터 중앙일보 기자로 일했고, 중앙일보 정치데스크·논설위원·정치에디터 등을 지냈습니다. ‘정치부 기자’ 생활을 오래한 강 대변인은 지난 2일 중앙일보에 사직서를 제출했고, 3일 수리됐다고 합니다. 

   
▲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청와대 새 대변인으로 강민석(54) 전 중앙일보 부국장을 임명했다. 고민정 전 대변인 사퇴 22일 만에 현역 언론인 발탁으로 공석을 메웠다. 다음은 청와대 비서관 인사 2명 프로필. <그래픽=뉴시스 제공>

중앙일보 기자에서 청와대로 직행한 ‘신임 대변인’ 

어제와 오늘, 많은 언론이 강민석 전 중앙일보 기자의 청와대행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비판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현직 언론인이 청와대로 직행하는 경우는 이전 정부부터 계속 있어 왔고 그럴 때마다 비판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정부 당시 현직 언론인의 청와대행에 당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권언 유착과 언론 윤리을 저버린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는데 솔직히 지금 별로 할 말이 없게 됐습니다. 

사실 문재인 정부 들어 언론인 출신 청와대 대변인은 이번이 세 번째지만 강민석 신임 대변인의 경우 ‘전임자들’과는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한겨레 기자 출신의 김의겸 전 대변인, KBS 아나운서였던 고민정 전 대변인은 회사를 퇴직하고 청와대로 오기 전까지 일정 기간 ‘유예기간’이 있었던 반면 강민석 대변인은 바로 현직에서 청와대로 직행했기 때문입니다. 

중앙일보·JTBC 노조(통합노조)가 어제(6일) 성명을 발표한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노조는 ‘청와대 대변인 임명에 유감을 표한다’는 제목의 성명에서 “청와대가 언론과 권력의 건강한 긴장 관계를 해쳤다”고 비판했습니다. 

노조는 “지난달 31일 언론에 내정 사실이 보도된 뒤 이틀 만에 사직서를 낸” 점을 언급하면서 “잠시간의 냉각기도 없이 곧바로 청와대 직원이 됐기에 우리는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중앙일보라는 신뢰 자본이 강 전 부국장의 사적 행보에 쓰였다는 점에서 우리는 선배이자 동료였던 그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현직에서 청와대 직행한 ‘3번째’ 언론인…왜 중앙일보 출신을?

사실 저도 기자라는 직업군에 속해 있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청와대로 직행한 언론인이 3번째라는 ‘사실’이 좀 당혹스럽긴 합니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MBC 출신),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한겨레 출신)에 이어 이번 강민석 신임 대변인까지. 

   
▲ 윤도한 소통수석이 6일 오후 청와대 브리핑 룸에서 대변인과 춘추관장의 임명 예정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특히 강민석 신임 대변인은 그동안 문재인 정부에 ‘각’을 세워왔던 중앙일보 출신이라는 점에서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대목도 있습니다.  

일각에서 문재인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보수층 끌어안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합니다만, 중앙일보 출신이 청와대 대변인으로 직행했다고 ‘보수층 여론이 바뀔 수 있다’는 건 단편적인 해석으로 보입니다. 

실제 중앙일보·JTBC 노조는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사의 기자를 대변인으로 기용했다고 해서 후배 기자의 펜 끝이 무뎌질 것이란 오판은 금물”이라고 했고, 청와대 역시 “중앙일보는 중앙일보고 강민석은 강민석”이라며 “개인의 능력을 인정하고 그래서 기용하는 것”이라 했습니다. 언론계 전반적으로 평가가 좋지 않다는 점에서 ‘보수층 끌어안기’는 가능성이 낮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여기서 이런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부정적 평가가 많은데 왜 청와대가 언론인 출신을, 그것도 보수신문 출신을 청와대 대변인에 임명했을까.’

많은 언론들이 “권력의 감시와 견제라는 언론의 기본 역할이 훼손될 수 있다”며 이번 청와대 대변인 임명을 비판했습니다. 이른바 권언유착이라는 건데 교과서적이고 타당한 지적입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설명이 뭔가 부족합니다. 

저는 이런 원론적인 비판과는 별개로 고착화된 ‘출입처 시스템’이라는 구조를 문재인 정부도 뛰어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가 –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무슨 얘기냐면, 문재인 정부 역시 언론을 여전히 ‘관리’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사실 대변인의 역할은 어떤 사안에 대해 기자들 질문 받고 청와대 입장을 설명하는 게 핵심입니다. 특정 이슈나 사안이 불거지면 청와대 공식 입장을 밝히는 통로죠. 이런 업무에 전문성이 있으면 됩니다. 굳이 언론인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는 얘기입니다. 

문재인 정부도 ‘출입처 중심 언론환경’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런데 한국은 기본적으로 출입처 시스템이 강합니다. 출입하는 기자들을 ‘관리’하는 문화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관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언론을 잘 아는 ‘인사’가 청와대 대변인으로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겁니다. 청와대도 주요 출입처이고, 기성 언론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기왕이면 기성 언론 출신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정치와 언론의 새로운 관계 정립이나 변화를 이끌기보다는 기존 시스템에 안주하게 되면 ‘기존 풀’ 내에서 사람을 찾게 됩니다. 

강민석 신임 청와대 대변인의 경우 김의겸 전 대변인과 마찬가지로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출입기자를 지낸 ‘이력’이 있는데 만약 이 같은 점이 청와대 신임 대변인 발탁 이유라면 솔직히 고개가 갸우뚱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미디어오늘이 보도했지만 강민석 대변인이 중앙일보 기자 시절 쓴 기사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를 저격하는 기사들이 적지 않게 발견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을 근거로 일각에선 오히려 문재인 정부 ‘인재 풀’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 상당수 언론이 청와대를 비판하고 있지만 저는 ‘요청’을 받고 바로 사표 내고 가는 언론인 문제가 더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누차 지적한 바 있지만 한국 언론의 신뢰도는 낮습니다. 도덕성과 윤리적 측면에서도 독자와 시민들에게 강한 불신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러 대책들이 있겠지만 저는 가징 기본이 되어야 하는 게 ‘능력 있고 신뢰받는 언론인’이 현직에 많이 남아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요. ‘신뢰받는 언론인’이 적기도 하거니와 우리 언론은 현직에서 주요 보직을 맡지 않으면 언론인 생명이 사실상 끝나는 구조입니다. 승진에서 배제되면 ‘다른 길’을 모색해야 하는 구조라는 얘기입니다. 혹시 이런 구조가 ‘언론인의 정치권행’ 혹은 ‘청와대 직행’을 부추기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 <자료사진=뉴시스>

‘청와대·정치권 요청’에 직행하는 언론인이 많은 이유 … 내부 문제 없는지 점검해야 

사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만 해도 한겨레 특별취재팀을 이끌며 ‘최순실 게이트’를 집중 조명했던 특종기자였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겨레 기자’로 남지 않고 청와대로 가는 길을 택했습니다. 

많은 언론이 김의겸 전 대변인을 비판했죠. 그런데 왜 그가 ‘그런 선택’을 했는가에 대해서는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오히려 언론계에서 이 부분을 주목해야 한다고 봅니다. ‘폴리널리스트’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왜 적지 않은 언론인이 ‘정치권이나 청와대 요청’을 받고 바로 직행하는가 – 이 대목에 대한 반성과 점검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한국 언론 환경과 취재시스템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고 되돌아봐야 보지 않으면 ‘제2의 민경욱’ ‘제2의 김의겸’ ‘제2의 강민석’은 계속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청와대를 비판한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 이 글은 오늘(7일) KBS 1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방송된 ‘저널리즘 M’ 방송 내용을 수정·보완했습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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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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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마디로 줄여서 2020-02-07 21:14:50

    적대적 공생관계 아웃!!!신고 | 삭제

    • 합리적 의심 2020-02-07 21:13:51

      타당한 추론이네요. 정치공학적이고 정략적인 진영노선 이용가치 소진손절 토사구팽 관행은 이제 양쪽 모두의 적폐로 자리잡아가는 거 같습니다.

      언론의 공정화로 방송권력이 더이상 떡검이나 정부 정당의 권력이 아닌 시민의 권력으로 되돌아가도록 해야하는 게 시급한 거 같습니다.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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