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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해법’으로 한일 갈등 풀자는 중앙일보[신문읽기] 피해자 동의보다 일본 긍정 반응이 더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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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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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28  11:07:46
수정 2019.11.28  12: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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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기업과 국민의 기부금으로 재단을 조성해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한다는 골자로 문희상 국회의장이 마련한 일제 강제징용 배상 갈등 해법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오늘(28일) 중앙일보 사설 <‘문희상 해법’ 계기로 징용 배상 갈등 이제는 풀자> 가운데 일부입니다. 중앙은 “한·일 정부는 ‘문희상 해법’을 고리로 이른 시일 안에 징용 배상 갈등 해소를 위한 협의를 개시하기 바란다”고 주문했습니다.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피해자의 동의나 공감보다 아베 총리의 긍정적 반응이 중요한가 

중앙일보는 이른바 ‘문희상 해법’이 나름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만 그렇게 판단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제가 보기엔 찜찜합니다. 아니 잘 이해가 안 갑니다. 

중앙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문 의장의 해법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점을 상당히 주목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 마디로 일본 쪽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니 협의 개시를 서두르라는 얘기입니다. 

실제 그런 분위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28일) 동아일보는 1면 <日, 문희상 찾아와 “1+1+α 징용해법 긍정 검토”>에서 “일본이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문희상 국회의장의 ‘1+1+α’ 해법을 긍정 검토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잇달아 보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기 때문입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일본 쪽은 상당히 적극적입니다. “일한의원연맹 소속 의원이 방한해 지난 26일 문 의장과 만찬을 함께하며 ‘문희상 안’에 대해 일본 정부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만큼 계획대로 관련 법안 발의를 추진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중앙일보는 물론 동아일보 보도에도 피해자의 ‘동의’나 ‘공감’과 관련한 부분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입니다. 동아는 “다만 일부 피해자 지원단체가 ‘가해자인 일본의 사과와 책임을 면제해줄 우려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어 이들의 동의 여부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고, 중앙 역시 “이들(피해자들)을 설득해 이해를 구하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문희상 해법’이나 동아·중앙일보 기사와 사설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피해자의 입장이나 동의 여부가 후순위라는 점입니다. 

중앙이 사설에서도 언급했지만 아베 총리가 ‘문희상 안’을 긍정 평가한 이유는 “징용 피해자에게 위자료가 지급되면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이 대신 변제된 것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이 ‘문희상 해법’에 담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보기에 ‘문희상 안’으로 해법을 마련하게 되면 즉, 한·일 국민과 기업이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으는 방안으로 강제징용 배상 문제 등을 해결하게 되면 사실상 일본의 법적 책임을 면제해주는 결과가 나오는 것도 긍정 검토의 주요 이유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 문희상 국회의장이 4일 일본 도쿄 제국 호텔에서 열린 동포 및 지상사 대표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 제공, 뉴시스>

‘문희상 안’ 비판 기자회견은 침묵…일본 긍정 반응은 주목한 동아·중앙

아베 총리가 긍정 반응을 보이고 일한의원연맹이 문 의장을 만나 입법 추진을 언급한 것도 ‘이런 측면’이 고려된 행보라는 거죠. 

사실 저는 동아·중앙일보가 강제징용·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시민단체들이 ‘문희상 안’에 반대하는 기자회견 등은 외면하면서 ‘일본 정부의 긍정적인 반응’을 주목해서 보도하는 방식이 매우 불편합니다. 사실상 ‘일본이 긍정 반응’을 보이니 정부가 나서서 협상을 매듭 지으라는 식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강제동원공동행동, 정의기억연대 등 강제징용·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측 시민단체들은 어제(27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희상 의장이 제시한 ‘일본군 위안부·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입법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관련 내용은 오늘(28일) 경향신문이 주요하게 보도했습니다. 

강제동원 피해자 소송대리인 임재성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가 재단을 만들어 한·일 국민과 기업이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으는 방안은 일본의 법적 책임을 인정하는 게 아니”라면서 “전혀 연관 없는 쪽을 끌어들이면서 일본 책임이 모호해지고 여러 과거사 피해자가 청산되는 게 이 안의 핵심”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임 변호사는 이어 “유족들은 가해자가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하지만 문 의장 안에는 이런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지난 8일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문희상 의장이) 아무리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해결하고 싶은 그런 마음이 간절했다고 하나 가장 먼저는 피해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렇게 하면 피해자들은 상처를 받지 않을 것인지, 관련 단체나 피해자들하고 소통하는 그런 절차가 있어야 함에도 그동안 접촉조차 없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 강제동원공동행동, 정의기억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강제동원 관련 문희상 안에 대한 피해자, 시민사회단체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문희상 안’의 가장 큰 문제점 … 피해자들과 사전 논의가 전혀 없었다

이른바 ‘문희상 안’이 나오기까지 피해자는 물론 관련 단체들마저 문 의장과 대화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는 겁니다. 

저는 상식을 가진 언론이라면 ‘이런 식’의 ‘해법’이 가진 문제점을 지적하는 게 온당한 순서라고 봅니다. ‘피해자’가 반발하고 일본 정부가 긍정 반응을 보이는 ‘해법’이 과연 ‘해법’이 될 수 있을까요? 그건 해법이 아니라 또 다른 갈등의 시작일 뿐입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고발뉴스TV_이상호의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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