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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구조·수색’ 중간발표, 중앙일보엔 없다[신문읽기] 중앙일보의 존재 이유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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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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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01  10:26:32
수정 2019.11.01  10:3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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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당일 해양경찰이 바다에 빠진 단원고 학생 A 군을 구조하고도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송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구조 현장엔 헬기가 있었지만 해경은 A 군을 헬기로 이송하지 않았다.” 

오늘자(1일) 동아일보 14면에 실린 기사 가운데 일부입니다. 제목은 <“세월호 참사때 해경 헬기, 응급학생 대신 청장 태워”>입니다. 

저는 사안의 심각함을 고려했을 때 해당 기사가 14면에 실리는 게 온당한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관련 내용을 한겨레는 오늘(1일) <세월호 학생 맥박 뛰는데…헬기는 해경청장 태웠다>라는 제목으로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습니다. 

   
▲ <이미지 출처=동아일보 홈페이지 캡처>

세월호 참사 발생 5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무엇을 제대로 알고 있나 

앞서 인용한 동아일보 기사만 봐도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나’라고 의문을 가지는 게 맞죠. 그런데 한겨레 보도에는 당시 상황이 좀 더 구체적으로 언급돼 있습니다. 서두 부분을 잠깐 인용합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발견된 희생자가 맥박이 있는 상태였는데도 5시간 가까이 병원 이송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헬기를 이용하면 20분 안에 이송이 가능했지만, 네번에 걸쳐 배에서 배로 옮겨지며 4시간41분만에 목포한국병원에 도착했고, 이송 과정에 숨졌다.” (한겨레 11월1일자 1면 <세월호 학생 맥박 뛰는데…헬기는 해경청장 태웠다>) 

핵심만 추리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당일, 다수 승객에 대한 구조수색, 후속 조치가 지연되는 등 총체적인 문제점이 있었다는 겁니다. 당시 구조 과정에 대한 수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한겨레는 오늘(1일) 사설 <세월호 인명구조 과정의 허점, 분명하게 밝혀야>에서 “사건 발생 뒤 5년 반이 지나서야 드러난 이런 사실에 충격과 함께 깊은 안타까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여전히 우리는 ‘그날’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다는 걸 새삼 느낀다”고 지적했는데 전폭적으로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는 물론이고 구조 과정에서 당국의 대처가 적절했는지 그리고 이후 검찰 수사는 제대로 이뤄졌는지 등에 대해 여전히 모르는 부분이 많습니다. 진상규명 해야 할 요소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는 얘기입니다. 

‘세월호 구조·수색’ 중간발표 … 주목하지 않는 언론 

충격적인 내용의 중간 조사발표였지만 한국 언론은 여전히 이 문제에 소극적입니다. 특히 조중동과 같은 보수신문이 유난히 소극적입니다. 오늘(1일) 발행된 전국단위종합일간지 가운데 이번 ‘중간 발표’를 1면에서 주목한 언론은 국민 서울 한겨레 정도입니다. 

조선일보는 사회면에 작게 기사를 배치했고, 동아일보 역시 사회면에 기사를 실었습니다. 2014년 4월16일 이후 시간이 제법 지난 상황에서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당국의 태도’가 확인됐는데도 이른바 주류 언론은 목소리를 내는 데 소극적입니다. 

관련 사설이나 칼럼 실은 곳 찾기가 쉽지 않을 정도입니다. 오늘 9개 전국단위종합일간지들이 어떻게 보도했는지 간략하게 제목만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세월호 응급 구조자 5시간 걸려 뱃길로…헬기, 해경청장 태웠다> (경향신문 10면)
<세월호 당일 생존 학생 헬기 20분 거리 병원에 배로 4시간41분… 사망> (국민일보 1면)
<“세월호 참사때 해경 헬기, 응급학생 대신 청장 태워”> (동아일보 14면)
<“해경, 세월호 환자 늑장 이송… 골든타임 놓쳐”> (서울신문 1면) 
<“세월호 참사 때 살릴 수 있었던 희생자 있었다... 해경헬기, 구조학생 대신 청장 실어날라”> (세계일보 9면)
<“세월호 당시 구조한 학생, 배편으로 이송 도중 숨져… 헬기는 해경 간부만 태워”> (조선일보 10면) 
<세월호 학생 맥박 뛰는데…헬기는 해경청장 태웠다> (한겨레 1면)
<표류자 수색도 시늉뿐…구조헬기 대부분 팽목항서 대기했다> (한겨레 3면)
<맥박 있던 학생이 탈 구조 헬기, 청장들이 타고 가버려> (한국일보 11면)

관련 사설을 실은 곳이 한겨레밖에 없다는 게 저로서는 충격입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한국 언론이 가지고 있는 ‘원죄’를 생각하면 저는 이런 소극적인 태도는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다고 봅니다.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 오보’ 외에도 상당수 주류 언론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소극적이었고, 박근혜 정부가 발표하는 대책과 입장을 그대로 지면과 화면에 실어나르기 바빴습니다. 저널리즘은 사라졌고, 상당수 언론이 ‘박근혜 정부의 입과 발’ 역할을 충실히 했습니다. 

참사 발생 이후 언론을 향해 쏟아지는 질타에 잠깐 ‘자성과 반성’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그때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충격적인 당시 구조 상황’ 아니 ‘당국의 구조 방치’가 의심되는 상황이 확인됐지만 주류 언론은 여전히 ‘이 문제’에 소극적입니다. 한국 언론은 2014년 4월16일 이후에도 여전히 바뀌지 않았습니다.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단 한 줄’도 지면에 싣지 않은 중앙일보 … 존재 이유를 묻는다 

오늘 9개 전국단위종합일간지 가운데 압권(?)은 중앙일보입니다. 중앙일보는 오늘(1일) 지면에서 ‘세월호 구조·수색’ 중간발표를 단 한 줄도 싣지 않았습니다. 

오늘(1일) 중앙일보 1면을 장식한 기사는 <언론·검찰 옥죄는 규칙, 조국 소환 전 쏟아낸다> <김정은, 조의문 보낸 다음날 발사체 2발 쐈다>입니다. 사설은 <헌법 농락한 법무부의 언론통제 훈령 당장 철회하라>와 <유학생 공연 비자까지 문제삼은 중국의 옹졸한 사드 보복>을 실었더군요. 

이건 해명이 필요해 보입니다. 저는 중앙일보 기자들이 직접 나서서 왜 이렇게 ‘중요한 기사’가 지면에 실리지 않았는지 간부들에게 해명을 요구해야 할 사안이라고 봅니다. 

어제(10월31일) 저녁에 방송된 ‘같은 그룹계열’의 JTBC <뉴스룸>에서도 관련 내용을 주요 기사로 배치가 됐습니다. 그런데 다음날(11월1일) 독자들에게 배달되는 신문에 관련 기사가 없다? 대체 이럴 거면 신문을 왜 제작하는 건가요. 이러고도 ‘여러분들이’ 저널리즘과 언론 자유를 말할 자격이 있다고 보는 건가요. 

오늘(1일) 중앙일보 지면-‘여러분들’이 기자라면 이건 매우 부끄러워해야 할 일입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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